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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가 백조로"…한화큐셀, 내년 전망 밝은 까닭

  • 2022.12.29(목) 15:47

원자재 가격 하락 내년까지 이어져
IRA시행과 미·중 갈등으로 영향력 확대

지난해까지 적자 지속으로 '미운 오리'신세였던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올 하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태양광 사업은 내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태양광 원자재 가격 하락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는 점도 호재다.

이젠 효자사업 '태양광'

지난해까지 한화솔루션의 주력은 케미칼 부문이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4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한화큐셀)은 328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한화솔루션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한화큐셀은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6분기만이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1972억원을 기록하면서 확실하게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심지어 케미칼 부문의 영업이익(1197억원)도 넘어섰다.

한화큐셀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29일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4분기 한화큐셀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35.6% 증가한 2674억원인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4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점쳐지는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진다. 셀과 모듈을 만들어 판매하는 한화큐셀 입장에선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익성이 커진다.

태양광 전문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23.21달러로 전주 대비 9.41% 하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당 30달러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생산을 늘린 탓에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중국 내 전력난으로 태양광 모듈 수요가 크게 늘자,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시작했다. 이 탓에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이런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CEA(Clean Energy Associates)는 내년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올해보다 8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태양광 체인 가격은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의 공급과잉으로 셀·모듈 업체의 실적은 문제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타고 날아오른다

내년 한화큐셀의 실적 호조를 예상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은 내년부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한다. IRA는 오는 2032년까지 가정용 태양광 설치 비용에 대해 세금 30%를 감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설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멕켄지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24.1%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IRA가 시행된다면 미국의 전체 태양광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 입장에서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 커질 수록 이득이다. 기존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할 수 있어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IRA에 포함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IRA 조항 중 'Section 13502'를 살펴보면 폴리실리콘은 ㎏당 3달러, 웨이퍼는 ㎡(제곱미터)당 12달러, 셀과 모듈은 W(와트)당 각각 4센트와 7센트를 감면한다.

한화큐셀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연간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2000억원을 투자해 조지아주 공장에 1.4GW 규모를 증설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모듈 생산량을 3.1GW까지 늘릴 예정이다. 증설이 끝나면 한화큐셀은 매년 2억1700억달러(약 2753억원)이상의 세제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도 한화큐셀에겐 기회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중국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시행했다. 이 법안은 신장 지역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신장 지역은 중국 내에서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해당 조치 이후 신장지역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는 중국산 태양광 모듈 비중은 급격히 줄었다. 중국산 모듈이 떠난 자리는 한국이나 동남아산 모듈이 채우기 시작했다. 한화큐셀 역시 미국 수출량을 높이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실제로 국내 태양광 모듈의 대(對)미 수출은 지난 3분기에 급격히 증가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한화큐셀이 이같은 호재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 등 태양광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앞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한화솔루션의 연간 영업이익에서 한화큐셀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3% 정도에서 내년 64%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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