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갤럭시S23 출시 전 사전 예약에서는 제품 3종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올해 역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울트라였다. 이에 비해 플러스 모델은 가장 선호도가 낮았다. 일주일 동안 제품을 비교해 사용해본 입장에선 의외의 결과였다. 갤럭시S23 플러스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엔 아주 만족스러워서다.
울트라만의 '이것'
플러스·울트라 모델은 크게 디자인, S펜 유무, 카메라 성능에서 차이가 있다. 먼저 외관을 보면 플러스보다 울트라 모델이 더 크고 무겁다. 실제 측정해본 결과 울트라 모델은 6.8인치 화면에 무게는 233g이었고 플러스 모델은 6.6인치에 197g이 나왔다.
또 플러스 모델은 화면이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울트라 모델은 모서리가 휘어진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번 울트라 신작에서는 전작에 비해 엣지 디스플레이를 조금 평평하게 만들어 화면 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챙겼다. 그래도 엣지는 엣지였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모델의 상징이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게 사실이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플러스 모델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 이번 신작에서는 일반·플러스 모델에도 후면 카메라 렌즈를 감싸던 컨투어컷 카메라 하우징을 없앴다. 덕분에 한층 더 깔끔해 보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제품을 처음 본 지인들은 "디자인이 아이폰 같다"는 평가하기도 했다.
'S펜'도 중요한 요인이다. 갤럭시S23 중 울트라 모델만 S펜이 탑재돼 있다. S펜을 자주 활용하는 '갤럭시노트' 충성 고객이라면 울트라 모델이 유일한 선택지다. 다만 S펜을 굳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울트라 모델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카메라 전문가라면 울트라지만…
무엇보다 요즘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카메라다. 사실 갤럭시S23 울트라의 사진 기능은 말 그대로 '울트라'다. 울트라의 경우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를 포함해 총 4개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에 비해 일반·플러스 모델은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포함해 3개의 후면 카메라가 있다. 사진 성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실제 사용해보니 일반인이라면 굳이 울트라 모델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사진에 꽤 '진심'인 편인데도, 플러스 모델로 촬영한 사진도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2억 화소로 촬영한 사진과 5000만 화소로 촬영한 사진은 특정 부분을 자세히 확대해야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이 아닌 TV나 모니터 등 큰 화면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
인물 사진을 찍어봐도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두 제품 모두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해주면서 고양이의 털이나 케이크의 질감 등을 잘 표현해냈다. 야간 모드로 촬영했을 때도 결과물의 큰 차이가 없었다. 플러스 모델도 야간 모드로 촬영했을 때 대낮처럼 밝고 선명하게 찍혔다.
차이는 '줌 기능'에 있었다. 갤럭시S23 플러스는 3배 광학 줌, 30배 스페이스 줌이 가능하고 울트라 모델은 10배 광학 줌, 100배 스페이스 줌이 가능하다. 숫자에서 오는 차이만큼 결과물도 달랐다. 같은 상황에서 30배줌을 촬영해도 울트라 모델이 더 선명하게 남산타워를 찍어냈다.
동영상 촬영 능력도 달랐다. 밤중 골목길을 걸으며 8K 동영상을 촬영했는데,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팔을 세차게 흔들며 촬영해도 영상에는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갤S23 울트라는 8K 동영상 촬영에서 픽셀 크기를 키웠고, 초당 30프레임((fps, 초당 촬영 프레임 수)의 촬영을 지원한다. 더 선명하고 부드러운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전작 대비 앵글도 넓어져 화면에 더 넓은 공간을 담아냈다.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해낸 것들
그럼에도 굳이 울트라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낀 것은 최신 OS(운영체제)인 원 UI 5.1 덕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갤럭시S23 시리즈와 함께 공개된 원UI 5.1을 기존 갤럭시 모델에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갤럭시S22를 비롯해 Z폴드4, Z플립4, S21, S20 시리즈부터 순차 적용된다.
갤럭시S23 플러스를 통해 체험해본 원 UI 5.1은 카메라의 스펙과 상관없이 다양한 기능을 가능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건 전문가용 사진 앱 'Expert RAW' 앱이다. 전작에서는 카메라 앱 밖에 별도로 있던 Expert RAW가 카메라 앱 안으로 들어왔다. 기본 카메라에서 '더보기'를 선택해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pert RAW 앱에서는 천체 촬영과 다중노출 촬영이 가능하다. 서울에서는 별이 보이지 않아 촬영이 쉽지 않았지만, 천체가이드를 통해 눈에 안 보이는 별자리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두 사진을 겹쳐 하나의 사진을 찍는 다중노출 기능도 재밌었다. 음식과 글씨를 겹쳐 찍으면 사진 편집 없이 식당 메뉴판 등을 만드는 등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했다.
전면 카메라는 셀피(selfie) 촬영을 위한 색감 탭이 업데이트 됐다.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혹은 '화사하게'로 선택 가능하다. 화사하게를 선택하니 사진 전체에 따뜻한 색감이 더해졌다.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사진을 보정해주는 '리마스터' 기능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움짤, 즉 GIF 파일도 보정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관련된 일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하면 소위 말해 '낡은', 다시 말해 화질이 떨어지는 GIF 파일을 마주할 때가 많다. 덕후라면 고화질을 소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덕질은 갤럭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갤럭시 스마트폰이 덕후들에게 인기가 있는 만큼, 리마스터 기능 역시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터다.
게이밍 경험 개선
갤럭시S23 시리즈 전 제품에서 발열 관련 기능이 개선됐다는 점도 일반·플러스 모델을 구매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전작인 갤S22 출시 당시 제품 자체 성능을 제한하는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이번 신작에서는 이와 같은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발열 관리 부품인 '베이퍼 챔퍼'를 키우고 최적화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발열 관련 부품까지 더했다.
실제 갤S23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로 고사양 게임으로 유명한 '원신'을 해봤는데, 두 제품 모두 버벅거림 없이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약 30분 동안 게임을 진행해도 미지근한 정도에 그쳤을 뿐 발열이 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모두 같이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를 탑재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가 같다는 말이다. 발열 기능 개선도 전 모델 동일하게 적용됐다.
차이는 세부적인 사양에 있다. S펜 사용 여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카메라 성능은 플러스도 훌륭한 수준이다. 덕질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유튜브 촬영용으로 사용한다면 울트라 모델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그게 아니라면, 갤럭시S23 플러스가 울트라 모델 대비 25만원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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