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한파 속에서도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비용을 꾸준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년에 비교해도 10% 늘어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 유지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위기일수록 미래 준비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전년 대비 10.1% 늘어난 53조1153억원이었다. 반도체(DS) 부문에만 전체의 90.1%인 47조8717억원이 투입됐다. 연구개발 비용도 전년 대비 10.3% 늘어난 24조9292억원이 집행됐다. 연구개발의 결실로 특허 보유 수도 22만5910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506건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액을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최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 및 미래 수요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투자 효율성 제고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최근 시장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며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작년 연봉킹은
지난해 임직원 수도 연간 기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은 7919명 늘어난 12만1404명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7104명이 늘었다.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실적 악화로 성과급이 줄며 직원 1인당 연봉은 전년보다 900만원 감소했다.
경영진 보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내이사 5명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387억3500만원에서 289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1인당 평균 연봉은 77억4700만원에서 47억8600만원이 됐다.
한편, 지난해 삼성전자 '연봉킹(퇴직금포함)'은 정은승 고문이다. 정 고문은 퇴직금 49억8500만원을 포함해 80억73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김기남 SAIT(전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지난해 총 56억7200만원을 받았다. 3위는 55억8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승현준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R&D 협력담당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 이후 보수 없이 COO로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