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이 HD현대의 선박 엔진 전문기업 'HD현대마린엔진'으로 공식 출범하며 새 돛을 달았다.
STX중공업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 개정, 신임 이사 선임을 위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STX중공업은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초대 대표에는 강영 사장이 선임됐다. 1965년생인 강 대표는 부산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 회계담당임원(상무)을 거쳐 경영부문장(전무), 재경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HD현대는 강 대표가 HD현대마린엔진의 효율적 투자와 재무 안정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엔진 부품 시장의 약 80%, 선박용 엔진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며 확고한 시장 1위 사업자로 지위를 굳히게 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글로벌 선박용 엔진시장에서 1위, STX중공업은 3위 업체였다.
HD현대는 HD현대마린엔진의 출범을 통해 선박 엔진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약 15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HD현대마린엔진이 보유하고 있는 크랭크샤프트 생산 기술과 일원화된 터보 차저 생산체계를 활용,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또 선박 엔진 생산의 효율성 극대화도 추진한다. HD현대는 선박 엔진 생산 포트폴리오를 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중공업과 중소형 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마린엔진, 발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엔진 등 3사 체제로 재편한다. 엔진 규모에 따라 체계를 나눠 수요 증가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엔진 3사는 기술 공유를 통해 친환경 엔진 설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술과 해외 유통망을 공유해 수출 판로 확대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친환경 엔진 기술은 조선업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핵심 동력"이라며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리딩기업의 지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31일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구주 매수와 신주 유상증자를 통해 STX중공업 지분 35.05%를 확보, 모든 인수 절차를 마치게 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STX중공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 같은 해 7월 STX중공업 지분 35.05% 확보 계약을 체결하며 1대 주주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