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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100개 분기 흑자 행진…내실 다지기는 과제

  • 2025.02.06(목) 16:29

[워치 전망대]
고려아연 '24 4Q 영업익 1330억…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
경영권 분쟁에 악화한 재무건전성…부채비율 96%로 '껑충'
세계 무역전쟁에 경영권 분쟁 영향 지속…올해가 더 걱정

고려아연이 100분기 연속 흑자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아울러 지난해 연간기준 역대 최대 매출도 기록하면서 남다른 기록을 쓰는데 성공했다.

표면적인 실적은 양호했지만, 내실은 좋지 못했다. 경영권 분쟁 여파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다.

올해도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상황이 모두 여의치 않다. 대내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화 한 통상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빛 바랜 100분기 연속 흑자

6일 고려아연은 지난해 4분기 3조4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면서 고려아연은 100분기 연속 흑자행진에 성공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달러-원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여건이 악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연간으로 따져봐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고려아연의 지난해 매출은 12조828억원, 영업이익은 7360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24.5% 늘었고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탄탄했던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해 차입금을 크게 늘린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 측은 영풍과 MBK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위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차입금을 끌어 쓴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고려아연의 차입금 규모는 4조826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4분기 고려아연의 차입금 규모가 862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조원 가까치 치솟았다. 

부채비율 등 관련 지표 역시 급격하게 악화했다. 고려아연의 2023년 4분기 부채비율은 24.9%, 차입금 비율은 8.9%였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96%, 차입금비율은 63.6%로 치솟았다. 

2025년 더 어렵다

올 한 해도 녹록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더해 미국 발 통상전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고려아연 관계자 역시 "올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 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관세 보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철강,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시장 악화 등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현재의 수익 창출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온산제련소 동 퓨머 개조를 통해 동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올해 11월부터는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의 상업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부터는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양산체제에 돌입하면서 수익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한 재무건전성이다. 차입금을 크게 늘린 영향에 매달 갚아야 할 이자비용이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상황이어서다. 사업 다각화로 늘린 매출을 빚 갚는데 써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일 있었던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처분, 회사채 발행, 단기사채 발행 한도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종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기존의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함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갈수록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더해 지난해 예기치 못한 적대적 M&A 속에서도 임직원이 합심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운 경영 환경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의 생존과 경쟁력 유지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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