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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쏟아지는 계약변경 공시 어떻게 봐야할까요

  • 2021.01.05(화) 10:00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 읽기
발표땐 호재…정정하면 악재로 돌변

연말이면 각종 시상식이 TV 편성표를 가득 채우죠. 상장기업의 각종 정보를 담은 전자공시도 연말이면 정정공시란 제목이 공시 창을 가득 채운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기재정정]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이란 제목의 공시인데요. 2019년의 마지막 주였던 지난주 이러한 제목의 공시 수십 개가 쏟아졌어요.

먼저 공시 하나를 살펴보도록 하죠. 

삼성제약이 지난 12월 30일 내놓은 [기재정정]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인데요. 

2015년 10월 30일 신신제약과 체결했던 독점판매계약이 2020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됐는데 문제는 계약금액이 애초 발표한 94억6000만원에서 14억5315만원으로 크게 줄었다는 내용이에요. 최초 공시 당시엔 94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일 것이라 기대했던 계약이었는데 고작 14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친 것이죠. 

이에따라 회사 매출액(최초계약일 직전연도인 2014년 기준)에서 해당 계약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31.23%에서 4.8%로 대폭 줄었어요. 이런 내용이 담긴 정정공시를 발표하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삼성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발표했어요.

공시 하나를 더 살펴보도록 하죠. 이번에는 코스닥상장회사 아리온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내용인데요. 

12월 29일 코스닥시장본부가 아리온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9.5점과 함께 공시위반제재금 3800만원을 부과한다는 내용이에요. 특히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 벌점이 15점 이상에 해당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는 내용도 있어요. 

아리온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상장 적격성 심사까지 받게 된 것은 이미 다른 이유(유상증자 납입일 6개월 이상 변경)으로 벌점을 받은 상황에서 추가로 단일판매 공급계약 공시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 단일판매·공급계약 발표내용 못지않게 정정내용 중요

단일판매·공급계약을 단어순서대로 풀어보면

①단일=하나의 계약 ②판매=제품을 파는 것 ③공급=용역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종합하면 단일판매·공급계약은 회사가 열심히 일해서 납품처에 물건을 판매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 이런 일은 회사 매출이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호재성 재료. 

하지만 계약이란 건 진행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최악의 경우 계약 자체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으므로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진행 과정을 잘 살펴봐야 하는데 그것이 정정공시! 

특히 단일판매·공급계약 내용을 정정하는 공시가 연말에 집중되는 이유는 계약 기간이 통상 연간단위로 이뤄져 연말에 종료 예정인 사례가 많기 때문인데요. 연말에 당연히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계약이 미뤄지거나(계약 기간 연장), 삼성제약처럼 계약 기간은 끝났는데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 돈을 받지 못한 경우 정정 공시를 내는 것이죠. 

그렇다면 상장회사가 납품처와 계약한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다 공시해야 할까요. 그렇진 않아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하는 내용이 있는 반면 굳이 공시하지 않아도 되는데 회사가 홍보용으로 발표하는 내용도 있어요. 구별하는 기준은?

[단일판매·공급계약 의무공시 기준]

*유가증권시장= 계약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의 5% 이상
                     단, 자산총액 2조원(연결기준) 이상 대기업은 2.5% 이상
*코스닥시장= 계약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의 10% 이상

이 경우에만 의무공시사항! 

나머지는 모두 자율공시. 즉 회사가 주주들에게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시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의무공시이든 자율공시이든 계약 내용이 달라지면 정정공시를 통해 바뀐 내용을 다시 공시해야해요. (일부 계약금액 변동 미미함 사유 등은 제외)

만약 계약 내용이 크게 바뀐다면 삼성제약이나 아리온처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어요. 

[단일판매·공급계약 변경 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기준]

*유가증권시장= 계약금액의 50% 이상을 변경했을 때 (삼성제약 사례)

*코스닥시장= 계약금액의 50% 이상을 변경했을 때 또는 
             계약 기간의 2배가 되는날(계약 기간 1년 미만이면 1년이 되는 날)까지 
             금액기준으로 계약 이행률이 50%에 미치지 못할 때 (아리온 사례)

현행 공시 규정상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 사례는 ▲공시 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인데요. 단일판매·공급계약 정정은 '공시변경'에 해당해요.

이 외에도 ▲증자·감자 때 주주배정비율, 발행주식수, 발행금액 20% 이상 변경 ▲주식소각 때 소각주식 20% 이상 변경 ▲영업양수도 금액 50% 이상 변경 ▲합병·분할비율 20% 이상 변경 ▲자사주 취득(처분) 공시를 냈다가 신고한 주식수보다 적은 주문을 냈을 때도 공시변경에 해당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어요. 

다만 이런 경우가 생겨도 모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반드시 지정되는 것은 아니고 회사의 귀책사유가 없거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봐주기도 해요.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는 발표 당시에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나중에 악재로 돌변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시이죠. 현실적으로 공시내용대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도 강제 수단이 마땅치 않은 만큼 투자자들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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