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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은행은 '옛말'…이젠 증권사로 몰린다

  • 2021.06.22(화) 09:20

[은행vs증권 ETF 줄다리기]①
수익률 보고 증권사로 자금 이동
연금자금 적극 운용 투자자 늘어

퇴직연금 시장의 무게 추가 은행이나 보험에서 증권으로 옮겨가면서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다.

저금리와 증시 호황을 계기로 수익률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수익률 1.5배…증권사 '압승'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과 보험사에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3개 증권사로 이동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잔고는 8964억원에 달했다. 2019년 2053억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은행·보험에서 증권으로 급격한 머니무브가 나타나는 까닭은 두 업권 간 수익률 격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2.26%에 그친 반면 증권사의 수익률은 3.78%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계좌 이동은 더욱 가속화했다. 코로나19로 금리가 낮아져 은행 예·적금 수익률이 '제로(0)'에 가까워진 반면 유동성이 유입된 주식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으면서 덩달아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증권사 ETF 직접 매매 '통했다'

증권사 퇴직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상품에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승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맛본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퇴직연금을 이용해 ETF 등에 직접 투자하려는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퇴직연금 내 ETF 잔액도 최근 급증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2%에 불과했던 IRP 계좌 내 ETF 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9%로 대폭 늘어난 데 이어 이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는 13%까지 높아졌다.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되면서 ETF 시장의 덩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 6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52조원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RP 계좌로 해외 주식 관련 ETF에 투자하면 절세 효과가 크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 주식 ETF를 증권사 일반 계좌로 매매하면 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IRP 계좌로 매매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는다. 대신 연금 수령 시점 나이에 따라 연금소득세 3.3~5.5%만 내면 된다. 낮은 세율에 복리 효과가 더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퇴직연금 시장 유입 역시 머니무브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젊은 투자자의 특성이 퇴직연금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상무)은 "2030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파이어(FIRE·Financial Independenc Retire Early, 재정적 독립을 동반한 조기 은퇴)' 열풍도 퇴직연금 머니무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어 은퇴 시기를 앞당기려는 수요가 늘었다"라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주변에서 퇴직연금으로 높은 수익을 얻는 걸 보며 증권사로 퇴직연금을 옮기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자금이동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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