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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시름 앓는 국내 증시…'IPO 호황의 그늘'

  • 2021.11.19(금) 06:05

잇따른 대형 IPO에 공모시장 역대급 활황
대어 중심 수급 쏠림 현상 증시 부담 요소

국내 증시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그 원인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올해 역대급 활황을 보인 기업공개(IPO) 시장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대어급 종목을 중심으로 나타난 수급 쏠림 현상이 주식시장의 적정 가치(밸류에이션)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M상선, 넷마블네오 등 올해 못지않은 화려한 후보들이 증시 데뷔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급 부담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불가마급' 공모시장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기업들이 모집한 공모금액은 최근 5년 내 가장 큰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산한 총 공모 규모는 2017년 7조9741억원에서 이듬해 2조7803억원으로 급감한 뒤 올 들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11일 기준 2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를 향한 조단위 '빅 IPO'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코스피 무대에 대뷔한 기업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지난 1분기 말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2분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 3분기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4분기 [카카오페이]까지 쟁쟁한 기업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어급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 실적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올 들어 지금껏 문턱 높은 코스피를 통과한 기업은 총 15개사로 상장 기업 수 측면에서 2010년대 들어 두 번째로 많다. 

공모금액 면에서는 16조4618억원을 거둬들이며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20조원 가까이 되는 총 공모금액의 3분의 2이상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이 책임졌다. 

이처럼 달아오른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는 코스닥 시장으로도 옮겨갔다.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은 총 87개사, 공모금액은 3조25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상장한 엔비티는 4398대 1의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을 나타내며 국내 IPO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달성했고, 균등 배정이 실시된 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맥스트는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로 마감)' 공식이 깨진 상황에서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 공모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우호적인 증시 환경에 힘입어 초대어급 기업들의 증시 입성이 이어졌다"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역대급 활황이 이어진 한해"라고 평가했다.

증시 부진, 공모시장 '풍선효과'

일각에선 공모시장의 역대급 호황이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둔화시킨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 IPO 등을 통해 주식 공급량은 늘었지만 대어급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지수의 상승 탄력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내 증시 상장 종목과 주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첫첫 거래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2411개사, 여기에 우선주 등을 합한 종목 수는 2531개에 달한다.

이 수치는 점차 늘어 이달 11일 기준 상장 기업은 2478개사, 우선주 등을 합한 종목 수는 2600여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발행된 주식 수는 1009억4200주에서 1076만6400만주로 약 66억9800만주가 늘었다.

이런 가운데 수급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대어급 신규 상장 종목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통해 잘 나타난다. 

코스피 시총 상위 30위권 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조단위 공모를 한 대형 새내기 종목이 4개나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시총 비율은 4%를 넘는다. 범위를 50위권으로 넓히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되면서 비율도 8% 가까이 확대된다.

내년에도 공모시장의 대목이 계속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이라며 "이 같은 수급 부담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가 대기 중"이라며 "이는 향후에도 증시 밸류에이션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 적용에 하향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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