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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vs 넷플릭스 '무정산 약정서'로 공방

  • 2022.10.13(목) 15:30

12일 망 이용대가 6차 변론 열려
넷플릭스 "무상접속 약정서 이메일로 보내"
SKB "무상접속 동의한적 없어...이용료 내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료 소송이 상반된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공방을 이어갔다.

넷플릭스 측은 망 연결 협상 초기인 2015년부터 무상 이용에 대한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대부분의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망 연결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 측은 망 무상 이용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보낸 이메일에 망 무상 이용 방침이 없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는 지난 12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측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항소심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변론기일에는 마이클 스미스 넷플릭스 미국·캐나다 인터커넥션 총괄 디렉터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1995년부터 네트워크 업계에서 일해 온 스미스 총괄 디렉터는 2014년 넷플릭스에 입사했다. 스미스 총괄 디렉터는 다음 해인 2015년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연결 협의 과정에 참여했다.

앞서 양사는 2015년부터 망 사용료 관련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이듬해인 2016년 1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인터넷교환지점(IXP)에서 퍼블릭 피어링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 망과 연동했다. 퍼블릭 피어링 방식은 IXP를 통한 불특정 다수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별도로 요금이 청구되지 않는다.

두 회사의 입장 간극은 2018년 도쿄로 연결 지점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넷플릭스 이용자가 크게 늘며 품질 저하 문제가 벌어지자, 망 연결 방식이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피어링은 인터넷 공급자와 수요자가 1:1로 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퍼블릭 피어링에 비해 전송 속도가 빠르며 데이터 품질 저하 우려가 적다.

양측은 지난 변론에 이어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의 망 이용료 지급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이번 변론의 핵심으로 다뤄진 단어는 '사실상의 합의(de facto agreement)'였다.

사실상의 합의는 구두나 문서 등의 명시적인 계약을 하진 않았지만, 당사자들의 행동으로부터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되는 계약을 뜻한다. 예를 들어 택시에 탑승한 승객이 택시비를 내겠다고 말을 하지 않아도, 택시 기사는 승객이 택시비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여겨 사실상의 합의를 했다고 본다.

스미스 총괄 디렉터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사실상 무정산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넷플릭스 측은 이메일을 통해 SK브로드밴드 측에 무상상호접속약정서(SFI)를 보냈다"며 "SK브로드밴드 측이 해당 이메일을 읽은 뒤에 시애틀에 위치한 IXP인 SIX에 연결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사실상의 합의가 선행된 뒤에 망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고 맞불을 놨다. SK브로드밴드 측은 "SIX에 망이 연결됐다고 사실상의 합의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동의 없이 넷플릭스 측이 일방적으로 연결했다"며 "이메일을 통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방침 대신 SFI를 보내준 것은 무정산 합의를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서면 등의 명시적인 계약 사항이 없기 때문에 넷플릭스 측이 망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SFI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정산 합의를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망 무상 연결에 중점을 두는 넷플릭스가 SFI 서명을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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