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 오픈AI(OpenAI)와 손잡고 개인화된 프로덕트(상품)를 개발한다. 카카오톡은 물론 현재 개발에 한창인 AI 에이전트 '카나나(Kanana)' 등 주요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AI 사업 현황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는 최고의 AI 기술 회사인 오픈AI와 한국 시장에서 최고의 AI 기술로 최고의 AI 서비스를 대중화한다는 비전을 작년 9월부터 논의해왔다"며 "이 자리에서 카카오와 오픈AI 간의 전략적 제휴를 기쁜 마음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오픈AI가 국내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양사는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과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더 많은 이용자가 AI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오픈AI의 챗GPT 기술들을 카나나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론칭하게 된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최신 기술 활용을 넘어 카카오의 5000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먼저 카카오톡과 카나나에 오픈AI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하면 카카오톡 등에서 다양한 AI 작업을 할 수 있다. 카카오 기업 차원에서는 AI 네이티브 컴퍼니(AI native company)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한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AI)에서 처음 공개한 이 전략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의 우수한 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카카오는 카나나 서비스에 자체 언어모델은 물론 오픈AI의 모델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해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오픈AI의 기술로 이를 더욱 고도화해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정 대표는 "카나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인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작년 말 사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하면서 바꿀 부분이 많다는 걸 발견했다"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정답을 찾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고, 카나나 이외 여러 다양한 AI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용자도 모르게 그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AI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오픈AI는 기술 협력을 넘어 공동 프로덕트 개발도 추진한다. 그러나 프로덕트의 정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 대표는 "공동으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에 이번 파트너십의 테마(비중)가 더 있는 것 같다"라며 "사실 지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구체적으로는 합의점에 도달하지는 않아서 구체화된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어서 숫자를 말하기 어렵다"며 "재무적 자본은 물론 인력 자체를 오픈AI와 카카오 팀이 함께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함께 자리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의 AI 채택률은 놀라운 수준이고, 에너지, 반도체, 인터넷 회사 등에서 정말 빠르게 AI 채택이 가능한 국가라고 본다"며 "우리에게도 좋은 시장이고,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제휴에 대해서는 "AI 기술 개선의 속도는 정말 빠르고, 카카오와 모든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동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고 함께 과학적 발견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