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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돋보기] 반갑다! 김효주 부활 샷~

  • 2019.11.26(화) 15:19

[골프워치]

김효주가 지난 8월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골프천재' 김효주가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제 궤도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현재 컨디션이라면 4년 가까이 들지 못한 우승컵을 조만간 품에 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반갑고, 기대가 크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시 한국 선수들의 잔치로 막을 내렸다. 고진영이 상금왕,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등 각종 수상 부문을 모조리 휩쓸었고, 신인상 역시 올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정은6이 차지했다. 시즌 최종전에서는 '태권소녀' 김세영이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우승 상금 150만달러(약 18억원) 잭팟을 터트렸다

김효주는 주인공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최저타수 부문에서 막판까지 고진영과 경쟁했지만 2위(69.408타)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수를 보내기에 부족함 없는 시즌을 보냈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성적표를 받았다.

김효주가 누구인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돼 '골프천재'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그 해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오픈에서 일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16세 332일)을 세웠다. 대만프로 대회에서도 우승해 3개국 프로무대를 아마추어 자격으로 휩쓸었다.

2014년에는 KLPGA 투어 대상, 상금왕, 다승왕, 평균 타수 등 4관왕을 차지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그 해 초청 선수로 나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카리 웹(호주)을 꺾고 우승컵을 덜컥 품에 안으며 LPGA 투어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무대는 쉽지 않았다. 김효주는 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렸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무방한 성적표다. 하지만 2016년 2월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다. '내리막길'. 김효주이기에 그리 과한 표현은 아닌듯 싶다. 지친 탓일까. 지난해 시즌 뒤에는 국내 복귀를 고민하기도 했다.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자신에게 지는 게 싫었고, 어렵게 잡은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다. 최대 약점이 된 비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을 늘렸다. 전매특허였던 무표정도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많이 웃었다. 필드에서 웃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자신을 알리는 SNS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엉뚱한 표정의 사진을 올리면 팬들은 환호했다.

효과는 탁월했다. 밝아진 표정만큼 성적표도 환해졌다. 김효주는 올해 준우승만 3번을 차지했고, 톱10을 무려 12차례나 기록했다. 지난 2년간 톱10에 5차례밖에 오르지 못한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성적이다. 또한 다시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많은 이들 앞에서 입증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평균 타수다. 1위를 차지한 고진영과는 불과 0.34타 차이다. 평균 타수 2위를 한 선수가 시즌 우승이 없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올 시즌 평균 타수 8위까지 선수들 중 우승이 없는 선수는 김효주가 유일하다.

기록은 김효주가 1년 내내 기복 없는 경기를 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골프는 일관성의 스포츠다. 과거 투어를 쥐락펴락하던 시절 김효주의 장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우승컵을 싹쓸이했던 저력이 바로 일관성이었다. 그래서 더 반갑고 김효주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효주는 29일부터 사흘간 경주에서 열리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LPGA 투어와 KLPGA 투어 대표 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대결한다. 우승을 겨루지만 이벤트 대회인만큼 분위기는 매우 밝다. 출전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환한 미소로 팬들을 맞이한다. 김효주 역시 그들 속에서 힐링을 얻을 것이다.

LPGA 투어 선배 지은희(왼쪽)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효주(사진=김효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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