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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회장님에게 배운 글쓰기와 처세

  • 2014.12.02(화) 18:43

강원국 著 ‘회장님의 글쓰기’

“회장 안에는 고양이도 살고 개도 산다”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 씨(메디치미디어 편집주간)가 이번에는 ‘회장님의 글쓰기’를 펴냈다.

 

저자는 여러 기업 총수들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그들의 입을 대신하는 일을 했다. 처음엔 회장의 비위를 맞추며 일하는 건 ‘미친 짓’으로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회장들은 평소엔 얌전한 고양이처럼 털 안에서 가만히 발톱만 세우다가도 기분이 나빠지면 사나운 개처럼 이빨을 세우고 사정없이 으르렁댄다. 

 

회장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상사를 부둥켜안고 같이 살아가야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글쓰기 방법은 따라서 모든 직장에서 통한다. 책 제목의 ‘회장’이 대한민국 모든 상사를 대표하는 이유다. 저자는 상사의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회장에게 말로 얻어터지면서 굳은 살처럼 몸에 배인 처세술을 책에 녹여 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회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며, 그것을 말과 글로 어떻게 풀어낼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저자는 회장의 본성을 세 가지로 추린다. 첫째, 욕심이 많다. 둘째, 이익을 추구한다. 셋째, 외롭다. 이것이 회장다운 모습이다.

 

한 가지 더. 회장에게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 피도 눈물도 없다. 회사를 잘되게 하는 일이라면 주저함이나 미안함 따위는 없다. 또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다. 어떤 때는 발작에 가깝다. 뭔가를 집어던질 수도 있다. 성취를 향한 강력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상사의 머릿속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신경을 곤두세워 상사에게 주파수를 잘 맞춰야 한다. 저자는 상사의 표정, 손짓, 태도, 분위기를 유심히 보면서 의중을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상사의 생각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읽는 데 푹 빠져 살아야 한다.

 

그 다음은 상사에게 세련되게 설득하고 아부하는 것이다. 저자는 ▲수치를 넣어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상사가 말할 때 ‘주둥아리’ 내밀지 말라 ▲사소한 일을 핑계로 상사를 감동시켜라 ▲상사가 아는 내용을 질문해 기쁘게 하라 ▲잡담으로 상사의 관심을 사로잡아라 등 실전에서 먹힐 수 있는 '처세술'을 알려준다. 단 억지로 꾸며내서는 안 된다. 결국엔 속마음을 들키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쓰는 모든 말과 글에 대한 경험 어린 조언도 잊지 않는다. 보고서, 기획안,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 문서를 제대로 작성하는 방법부터 타이밍에 맞춰 상사에게 보고하는 요령이 깨알같이 담겨 있다. 글감을 찾아 ‘썰’을 풀어내는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저자는 ‘글격’이 그 회사의 수준을 대변한다며 문장을 잘 쓰는 사람이 회사에서 중역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내용중 일부는 비즈니스워치 칼럼으로 소개됐었다. 

 

저자 강원국 씨(사진)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김우중 대우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의 스피치라이터 등으로 활동하며 기업체에서 17년간 몸담았다. 사보‧사내방송‧보도자료‧연설문‧광고카피‧매뉴얼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기업체의 글을 도맡았다. 지난 2002년부터 8년간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 행정관과 비서관으로 일했다. 현재 메디치미디어 출판사의 주간이다. 지은 책으로는 ‘대통령의 글쓰기’가 있다.

 

[지은이 강원국/ 펴낸곳 메디치미디어/ 360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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