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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포장 하나 바꿨을 뿐인데...

  • 2014.12.15(월) 16:33

김근배 著 ‘끌리는 컨셉의 법칙’

“명화(名畵) 하나 넣었을 뿐인데….”

 

지난 2007년 동원F&B는 기존 ‘덴마크’ 커피 우유의 포장을 바꿨다. 제품 겉면에 ‘피리 부는 소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명화 이미지를 넣은 것.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8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7배나 뛰었다. 물론 우유 맛은 예전 그대로였다. 제품의 컨셉을 조금 틀었을 뿐인데 대박을 터뜨린 사례는 덴마크 우유 말고도 비일비재하다.

 

김근배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성공하는 ‘컨셉’ 전략을 17가지로 정리해 ‘끌리는 컨셉의 법칙’으로 펴냈다. 컨셉 전략 수립부터 제품 개발, 브랜딩, 스토리 개발까지 제조‧판매에 몸담은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마케팅 전략을 정리했다.


이 책에는 국내외 다양한 사례, 마케팅 실무자의 성공과 실패담이 잘 녹아 있다. 저자는 모든 마케팅의 성패는 ‘컨셉’이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제품 자체의 질은 상관없다. 열등한 제품도 우월한 제품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컨셉이 열등하면 백전백패라는 게 이 책의 요지다.


마케팅 전쟁에서 ‘컨셉’은 무기다. 명나라 장군 원숭환(袁崇煥)이 달랑 1만 명의 군사로 후금의 20만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홍이포(紅夷砲)’ 덕분이었다. 칼을 든 군대는 대포를 앞세운 군대를 이길 수 없다. 여기서 무기는 ‘컨셉’, 병력은 ‘영업’과 같다. 컨셉이 엉망이면 제아무리 개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도 패배할 수밖에 없다.


즉석 밥 ‘햇반’이 대표적 사례다. CJ는 햇반 출시 초기엔 ‘편리한 밥’이라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편리한 밥’을 식탁 위에 내 놓는 주부들이 죄책감을 가진 것. 그래서 바꾼 컨셉이 ‘맛있는 밥’이다. 주부들이 떳떳하게 햇반을 내놔도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 해 판매 수량은 첫해의 20배로 늘었다.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화이트’에 얽힌 사연도 흥미롭다. 미국 킴벌리에서는 100년 이상 사용한 ‘코텍스’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 유한킴벌리는 브랜드명을 ‘화이트’로 바꿔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깨끗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화이트’라는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품질이 뛰어나다는 이미지를 주자는 거였다. 장장 6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미국 킴벌리의 허락을 받았다. 이렇게 출시한 화이트는 기존 시장점유율 1위였던 위스퍼를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이 책의 저자 김근배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경영학 석사,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경영학 박사를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CJ제일제당, LG전자, KT 등 기업에서 브랜드 개발, 마케팅 조사 관련 자문을 돕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마케팅을 공자에게 배우다’ ‘컨셉크리에이터’ ‘의사결정을 위한 마케팅 조사론’ 등이 있다.

 

[지은이 김근배/ 펴낸곳 중앙북스/ 349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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