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17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선 신 회장측이 제시한 ▲사외이사 선임 ▲법과 원칙에 따른 규범준수 안건이 참석 주주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모두 통과됐다.
사외이사로는 일본 참의원 의원과 변호사를 역임한 사사키 토모코 테이쿄대학 법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선 신 회장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도 참석했다. 신 전 부회장측이 임시주총 안건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경영의 주도권을 쥐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확보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이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손에 넣었고, 이번 주총을 계기로 주주들의 신임을 얻는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신 회장은 임시주총이 끝난 뒤 발표문에서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선 안된다"며 "회사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열린 경영을 한층 더 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홀딩스 지분의 3분의 1은 광윤사, 또다른 3분의 1은 우리사주협회, 나머지 3분의 1은 자회사 등이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도 불구하고 신 전 부회장의 반격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날 임시주총에선 신 전 부회장측이 주장하는 현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향후 별도의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하거나 이사진 직무집행 정지 신청 등 법률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법률적 대응에 나선다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