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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신격호]⑤신동빈의 뉴롯데

  • 2020.01.21(화) 16:19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배구조 정비 과제
부진한 '유통·화학' 경쟁력 강화에 속도

국내 대기업 마지막 창업 1세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문학청년이던 그는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일궜다. 껌으로 시작해 식품, 유통, 화학, 건설, 제조, 금융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 양국 경제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그는 늘 경계인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큰 업적을 이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어느 곳에도 깊게 뿌리박지 못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약 한 세기에 가까웠던 경계인 신격호의 삶을 시기별로 재조명하고 그가 남긴 업적과 숙제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롯데그룹의 수장은 신동빈 회장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가 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미 10여 년간 운영돼 온 '신동빈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는 지난 2015년 벌어진 이른바 형제의 난에서 승리한 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다져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재도전은 불발로 끝났다. 형제의 난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신 회장의 고민은 앞으로 롯데그룹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에 있다. 이른바 '신동빈의 뉴롯데'를 어떻게 그려가느냐가 그의 주된 관심사다.

뉴롯데의 퍼즐을 맞추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거론되는 것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경영권 분쟁과 검찰 조사로 철회한 바 있다.

2016년에는 검찰의 대대적인 경영 비리 수사가 이어지면서 신 회장이 수감됐다. 또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주춤하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해 상장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이제 다시 롯데호텔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텔롯데를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롯데지주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해 온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속되는 롯데의 국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의 영향력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일본계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줄인 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방식이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최종 시나리오로 꼽힌다.

다만 문제는 기업가치다. 2016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만 호텔롯데는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국정 농단에 연루된 데 이어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올해 인사에서 호텔롯데에서 잔뼈가 굵은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전면 배치했다. 또 재무 전문가인 이봉철 사장을 호텔&서비스 BU장으로 선임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전경.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롯데쇼핑)과 화학(롯데케미칼)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롯데쇼핑의 경우 존재감은 여전하지만 국내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연초부터 롯데쇼핑 내 조직 개편과 대대적인 인력 재편 등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글로벌 업황 악화에 시름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9% 줄어든 7조 712억원, 영업이익은 51.4% 감소한 693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이 그간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최근 실적 부진은 그룹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신 회장이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그간 롯데그룹이 갖고 있던 갑질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계속 지적하고 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우리 사회와 공생을 추구하는 '좋은 기업'이 되자"라며 "롯데가 하는 일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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