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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신동빈 회장이 물러난 진짜 이유는

  • 2020.02.20(목) 17:10

부동산개발법 따라 집행유예 기간 건설·호텔 임원 불가
신 회장 빈자리 커 호텔롯데 상장과정서 악영향 줄 수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6일 신 회장의 사임 소식을 알렸으며, 롯데호텔은 지난 19일에야 이 사실을 공시했죠. 

신 회장이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동시에 그만두면서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롯데건설 대표직 사임이 알려진 올해 초에는 과다겸직 해소와 책임경영 강화 등이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호텔롯데 대표에서도 물러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자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에 힘이 실리기도 했죠.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이 확정된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인데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준비 중인 롯데그룹이 향후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도덕성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미리 대비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대표직에서 사임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분석은 사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이란 해석도 과한데요. 대표나 대주주의 도덕성은 금융회사의 상장 과정에선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일반 법인의 경우 재무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 아니라면 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신 회장이 롯데건설과 호텔롯데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진짜 이유는 뭘까요. 세간에서 나오는 책임경영이나 호텔롯데 상장 등을 위한 사유보다는 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집행유예 판결이 결정적인 배경이 된 건 맞습니다. 법원은 신 회장이 아버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운영하는 유원실업에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774억원의 손해(배임)를 입혔다고 판결했는데요.

문제는 부동산개발업의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은 사기나 공갈, 부당이득 그리고 배임의 죄를 범해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유예기간에 있는 사람이나 이런 사람이 임원인 법인은 부동산개발업을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신 회장이 대표를 비롯한 등기임원으로 있는 계열사 중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는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등 두 곳뿐입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각종 부동산개발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호텔롯데 역시 제주와 부여, 속초 등에 있는 롯데리조트를 운영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업 라이선스를 사용하고 있죠.

결국 호텔롯데와 롯데건설이 올해도 계속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려면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등 다른 계열사의 등기임원 자리는 유지하면서 유독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임원직만 내려놓은 이유도 이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 해석대로면 신 회장은 집행유예가 끝나는 향후 4년간 롯데건설과 호텔롯데의 등기이사를 맡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신 회장의 부재가 향후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신 회장의 빈자리가 클 수 있다는 건데요.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에서 호텔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상장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신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상당기간 직접적인 경영 참여가 어렵다면 그만큼 시장에서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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