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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뷰티채널, 올리브영 독주 체제에 균열 낼까

  • 2026.01.09(금) 17:04

아울렛·큐레이션 뷰티 매장 등장
가성비·체험 앞세워 차별화 꾀해
과거 H&B스토어와는 다른 전략

서울 시내 오프뷰티 매장/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국내 뷰티 유통 시장에 새로운 채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K뷰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가성비를 내세운 도심형 뷰티아울렛부터 체험과 큐레이션에 집중한 매장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올리브영이 사실상 독점해 온 H&B(헬스앤뷰티) 시장에 이들이 의미 있는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흥 뷰티채널 

최근 뷰티업계에서 빠르게 사세를 키우는 곳은 도심형 뷰티아울렛을 표방한 '오프뷰티(OFF BEAUTY)'다. 대명화학 자회사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오프뷰티는 패키지 리뉴얼이나 생산량 조절 과정에서 발생한 재고를 가져와 정상가 대비 최대 90% 저렴하게 판매한다. 유통사가 제품을 직매입하는 구조로 중간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오프뷰티는 지난해 명동 매장을 시작으로 성수, 인사동, 강남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상권으로 빠르게 확장 중이다. 현재 60여 개 브랜드, 500종 이상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6월 광장 시장점을 시작으로 7월 망원점, 이대점 등 매장 수는 반년 만에 34개까지 늘었다. 내년까지 목표 매장 수는 100곳이다.

픽넘버쓰리 북촌 매장/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지난해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는 '픽넘버쓰리(Pick No.3)' 1호점이 문을 열었다. 픽넘버쓰리는 화장품 브랜드가 쏟아지는 시장에서 '선택의 피로'에 주목했다. 이에 고객이 가진 피부 고민이라는 주제로 진열 방식을 바꿨다. 매장에 들어서면 각 고민별로 3가지 제품만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 매장은 올그레이스가 처음 선보인 오프라인 뷰티 공간이다. 올그레이스는 조선미녀 초기 기획을 맡았던 김강일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올그레이스는 삼청동을 시작으로 한남, 부산, 대구 등 올해 20~3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K뷰티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와이레스 북촌 플래그십 매장/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북촌에는 뷰티 체험 공간을 결합한 매장도 자리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가히'를 전개하는 코리아테크의 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YLESS)'다. 와이레스는 2024년 12월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이후 망원시장, 광장시장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의 외국인 고객 비중은 70% 이상이다.

와이레스 북촌점에서는 무료 퍼스널 컬러 진단과 메이크업 시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북촌점 지하 1층에서는 K뷰티를 경험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아 20여 종의 자사 제품을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1층에서는 떡볶이와 어묵 등 K푸드도 무료로 제공한다.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지만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포지셔닝한 셈이다.

올리브영 독주 막을까

신흥 뷰티 채널의 등장은 소비자 인식 변화와 기존 유통 구조의 한계가 맞물린 결과다. 언제부턴가 화장품 구매는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체험하고 공유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보여주고 경험하는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 수요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 소비층이 내국인 중심에서 외국인 관광객으로 넓어졌다. 신흥 뷰티 채널이 명동·북촌·성수 등 관광 상권에 집중적으로 출점하는 이유다.

여기에 유통 플랫폼의 비용 구조에 대한 부담도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와이레스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알게 된 것이 와이레스를 론칭한 계기"라면서 "유통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확보하려면 높은 수수료와 광고·마케팅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데,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면서 원가 비중을 높이고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올리브영N 성수 매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픈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윤서영 기자 sy@

다만 이 같은 실험이 반향을 일으킬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 뷰티 유통 시장은 이미 올리브영 중심의 '원톱 체제'로 재편된 지 오래다. 한때 H&B스토어 업계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롭스, 왓슨스, 부츠 등은 모두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모두 올리브영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상품 구성과 매장 구조, 가격 정책 등 올리브영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소비자에게 '굳이 갈 이유가 없는 매장'이라는 인식만 남겼다.

하지만 신흥 채널들이 지닌 차별화 전략은 분명하다. 오프뷰티는 재고 직매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픽넘버쓰리와 와이레스는 체험과 큐레이션에 집중했다. 또 출점 지역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상권으로 좁히며 K뷰티 쇼핑 목적 수요를 노렸다.

그만큼 한계도 뚜렷하다. 오프뷰티의 경우 인지도 높은 브랜드 비중이 높지 않다. 롬앤·닥터자르트·조선미녀 등 인기 브랜드의 경우 할인 폭이 제한적이다. 와이레스와 픽넘버쓰리는 체험과 큐레이션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브랜드 다양성과 가격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각 채널이 내세운 차별화 요소가 소비자의 반복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프뷰티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업계에서는 이들 신흥 채널이 단기간에 올리브영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브랜드 소싱력, 물류 인프라, 멤버십과 데이터 기반 운영 측면에서 올리브영과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브랜드·상품·체험을 모두 아우르는 올리브영의 구조를 넘어서기에는 아직 시간과 규모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H&B 채널은 올리브영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려다 실패했다"며 "지금의 신흥 채널들은 규모 경쟁이 아니라 역할을 분명히 하는 전략을 택한 만큼, 특정 수요를 얼마나 꾸준히 붙잡을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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