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편의점의 미래'라더니…점점 사라지는 '무인 편의점'

  • 2026.01.07(수) 16:53

작년 편의점 4사 무인 편의점 400여개 감소
술·담배 판매 제약 있어 매출 감소 커
결제 편의성 낮아…인근 유인편의점 방문

그래픽=비즈워치

한 때 편의점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됐던 '무인·하이브리드(밤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점포) 편의점'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무인화에 따른 비용 보전보다 담배·주류 판매 제한, 유인 편의점 선호에 따른 매출 감소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무인 편의점이 시장 주류가 되기보단 일부 특수 상권 공략을 위한 '틈새시장용 점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줄었네?

지난 2017년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국내 최초의 무인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바로 세븐일레븐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읽어 입장하고 결제도 '핸드페이'를 이용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 3월엔 이마트 위드미(현 이마트24)가 코엑스에 무인 계산이 가능한 점포를 선보인 바 있다.

모델이 GS25 DX LAB점에 설치된 주류 무인 자판기에서 성인인증을 하고 있다. / 사진=GS25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무인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코로나19로 '비대면'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CU는 2021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내에 첫 완전 무인 편의점을 열었고 GS25도 2023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첫 완전 무인 점포 'DX랩 가산스마트점'을 열었다. 직원도 점주도 없이 불만 켜 놓으면 매출이 나오는 '무인 편의점'은 편의점의 미래처럼 보였다.

혁신 기술에 대한 환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 수는 3481개로 전년 대비 428개(10.9%) 줄었다. 2년 전인 2023년과 비교하면 23% 이상 감소했다. 4사 중 무인 점포가 늘어난 건 GS25가 유일했다. 그나마도 증가 점포 수가 고작 3개다. 

편의점 무인·하이브리드 매장 추이/그래픽=비즈워치

CU의 경우 무인 점포 수가 3년째 약 400여 개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대부분이 야간 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다. 완전 무인 점포는 2개에 불과하다. 무인 점포가 유일하게 늘어난 GS25 역시 완전 무인 점포는 2024년 83개에서 지난해 69개로 10개 이상 줄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완전 무인 점포가 하나도 없이 모든 무인 점포가 낮에는 사람이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손님이 없다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것과는 달리, 완전 무인 점포가 국내 시장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무인 점포의 경우 주류나 담배 등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는 상품군의 판매가 쉽지 않다. 무인 자판기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구매 편의성이 낮다는 이유로 선호하지 않는다. 

상품 재고 확인 등 일반적인 소비자 문의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도 단점이다. 대부분의 무인 편의점은 상주 직원이 없는 특성상 취식공간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소가 어려워서다. 점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좋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인 편의점을 선호할 이유가 많지 않다. 지금처럼 건물마다 편의점이 하나씩 있는 수준의 밀집도라면 무인 편의점 대신 근처 유인 편의점을 택하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가맹사업이 핵심인 편의점의 업태 특성상 높은 투자비용도 걸림돌이다. 무인 결제·운영 시스템 및 CCTV 등의 첨단 설비를 갖춰야 해 일반적인 편의점보다 초기 투자비용은 물론 운영 비용도 높다. 소자본 창업이 장점인 편의점의 매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한 하이브리드 편의점의 무인 운영 시간대 전경./사진=윤서영 기자 sy@

실제 3500여 개의 무인·하이브리드 편의점 중 완전 무인 편의점은 71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GS25가 69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CU는 완전 무인 편의점을 2개만 운영하고 있고 '원조' 무인 편의점을 열었던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실험을 종료했다. GS25 역시 일반 상권보다는 사옥 내 편의점이나 골프장 등 근무자가 상주하기 어려운 특수입지 점포를 무인으로 운영하는 정도다. 

이 때문에 현재 무인 편의점의 주류는 하이브리드다. 매출이 적은 야간 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하고 손님이 많은 낮에는 유인 편의점으로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체 점포는 가장 적은 이마트24가 하이브리드 점포는 가장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이마트24는 정책상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는 점포가 많다. 기존 폐점 시간을 무인 운영 시간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기 수월하다.

그나마도 최근 들어서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편의점 업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편의점 업계가 점포 확보 경쟁 대신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3, 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부실 점포를 정리하면서 매년 점포 수가 줄고 있고 CU와 GS25도 확장세가 무뎌졌다. 무인 점포 같은 '미래 밥벌이'로 눈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입지에 완전 무인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고객 불편과 매출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며 "기존 편의점 입지로 적합하지 않던 곳에 점포를 열 수 있다는 정도로 운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