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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 LG생건·아모레, 엇갈린 해외 실적

  • 2024.08.07(수) 16:27

[워치전망대]LG생건·아모레, 2분기 매출 하락
수익성 방어…국내·면세 실적 부진
LG생건 '중화권'·아모레 '미주·EMEA' 성과

/그래픽=비즈워치

K뷰티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2분기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은 소폭 개선했다. 양사 모두 국내 면세·방문판매 등이 부진한 상황에서 특히 해외사업의 성과가 엇갈렸다. 중국을 벗어나 북미, 유럽 등의 지역 매출의 증감이 전체 실적을 좌우했다.수익성 방어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7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증가했다. 뷰티(화장품), HDB(생활용품), 리프레시먼트(음료)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뷰티와 HDB 부문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 부문 매출은 7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다. 중국 시장과 국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채널에서 선방했지만, 지난해 면세 매출이 좋은 성적을 거뒀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 탓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728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그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HDB는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2분기 HDB 매출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5215억원,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측은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와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그룹 2분기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도 올 2분기 매출은 1조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4.2%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올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9048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줄었고,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29.5% 감소했다.

국내 사업이 부진한 탓이 컸다.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7.8% 하락한 51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9% 줄었다. 라네즈, 에스트라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설화수, 헤라, 바이탈뷰티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7% 감소했다. 면세, 방문판매 등의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마케팅 투자 확대와 데일리뷰티 부문의 적자 전환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자회사들 중 덩치가 큰 브랜드들이 부진한 탓도 있다. 자회사 5개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이니스프리는 매출 5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3% 감소했고, 그 뒤를 잇는 에뛰드는 261억원으로 10% 줄었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니스프리는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오프라인 채널을 줄이면서 흑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국내와 중화권에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로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에서는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주요 자회사들은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매출 견인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 지역 공략 성과 차이

한때 양사에게 큰 고객이었던 중국이 점점 자체브랜드를 키워가면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이 지속 악화했다. 국내 실적 부진에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꾸준히 해외시장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양사는 해외사업 확대에 나섰다. 다만 양사의 해외매출 성장세는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의 해외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줄었다. 중국과 기타 지역에선 각각 전년 동기보다 5.5%, 14.1% 증가했지만 북미(16.6%), 일본(4.7%) 등에서 매출이 빠진 탓이다.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한 것이 북미와 일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비즈워치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비우호적인 중국 시장 환경에도 더후의 리브랜딩 효과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며 "미국은 에이본 구조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빌리프·더페이스샵의 아마존 대응 강화 등 자체 브랜드를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 중"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은 매출 38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중화권 매출이  44.3% 감소했지만 미주(65%), EMEA(182%) 지역 매출이 증가한 것이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에서 미주 및 EMEA 지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6%까지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성장은 앞서 인수한 코스알엑스의 실적이 지난 5월부터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코스알엑스 제외 시 실적 감소 폭이 더 컸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실적 제외 시 매출은 8208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줄고,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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