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가 1년만에 의료기기 신제품을 출시하고 '헬스케어 로봇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자체적인 기술을 보유한 만큼 이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실적 부진에서 탈출하겠다는 계획이다.
9만대 팔린 의료기기
바디프랜드는 지난 7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추교정·골반교정 기능을 더한 신제품 의료기기 '메디컬파라오'를 소개했다. 신제품은 지난해 4월 바디프랜드가 내놓은 '메디컬팬텀'에 이은 네 번째 의료기기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바디프랜드는 2020년부터 의료기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첫 의료기기 '팬텀메디컬'을 시작으로 2022년 '팬텀메디컬케어', 지난해 '메디컬팬텀'을 연이어 출시했다. 바디프랜드의 의료기기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9만2300여 대가 팔렸으며 총 42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제품 메디컬파라오는 총 2년 3개월의 기간동안 약 108억원을 투입해 개발됐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바디프랜드의 기존 의료기기가 목 견인과 허리 견인, 근육통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웠다면, 메디컬파라오는 여기에 경추·요추 교정 기능을 추가한 '자세 교정 의료기기'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메디컬파라오 연구를 총괄한 김지영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 메디컬연구소장(상무)은 "메디컬파라오는 인체를 정위치로 교정하는 정형용 교정장치이자 추간판(디스크)탈출증, 퇴행성 협착증 등의 치료에 사용하는 견인장치"라며 "머리부터 발목에 이르는 신체부위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자극을 제공해 경미한 근육통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세 교정 의료기기
메디컬파라오는 기존 제품보다 하드웨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대표적으로 좌우 다리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다리 마사지부가 있다. 양쪽 다리 부분이 독립적으로 구동해 전신을 마사지 하고 인체를 정위치로 교정해줄 수 있다.
또 마사지 모듈은 맞춤형 마사지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마사지 강도도 5단계까지 조절 가능해졌다. 온열 범위가 등 부위를 비롯한 종아리와 발바닥 시트, 온열볼까지 대폭 확대돼 개인 선호에 따라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 온열 최대 온도는 55도까지 높일 수 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의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센서를 15개로 늘려 안전성도 향상시켰다.
주요 의료기기 전용 모드로는 '자세교정', '견인치료', '근육통 완화' 등이 있다. 이 중 자세교정 프로그램은 이 제품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허리와 골반을 중심으로 척추 주변의 주요 근육을 이완하며 마사지해 자세를 교정하는 프로그램이다. 뒤틀린 골반을 정위치로 교정하는 골반 교정, 정상 범위보다 앞이나 뒤로 굽은 경추를 바로 잡기 위한 경추교정 기능이 적용됐다.
견인치료 모드는 경추와 요추를 견인해 디스크 압력을 강화하고 신경을 풀어준다. 허리 디스크와 협착증, 목 디스크와 협착증 모드로 나뉜다. 근육통 완화 모드는 신체 부위별 집중 지압과 두들, 온열 마사지로 근육을 이완하고 통증을 완화한다.
정재훈 바디프랜드 마케팅본부장은 "메딜컬파라오는 최소 월 1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높게는 월 2000대 판매, 연간 2만4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바디프랜드는 가수 겸 영화배우 차은우를 앰배서더로 택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새 먹거리
바디프랜드가 의료기기에 집중하는 것은 차별화를 통해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안마의자 시장은 고물가와 소비침체로 다소 둔화된 상황이다. 반면 바디프랜드 외에도 세라젬, LG전자, 코웨이 등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 때문에 바디프랜드의 실적도 감소세다. 바디프랜드의 매출액은 2021년 6111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5437억원, 지난해 419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 883억원에서 2022년 458억원, 지난해 16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실적은 그나마 선방한 상황이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286억원,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9%, 188.8% 성장했다.
성장세가 꺾인 바디프랜드는 의료기기를 새 먹거리로 낙점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한 안마의자 기업이 아닌, 자체적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헬스케어 로봇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지난 5년간 약 1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지식재산권(IP) 4300개를 출원·등록했다.
바디프랜드는 추후 신규 의료기기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김진환 바디프랜드 헬스케어연구소장은 "생체 신호들을 센싱해서 AI로 분석하는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고령화, 노령화 시대에 맞춰 홈헬스케어 디바이스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는 현재 의료기기 인증을 이미 받았거나 또는 현재 허가 과정이기 때문에 조만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성규 바디프랜드 공동 대표(총괄부회장)는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 로봇을 비롯해 이번 신제품과 같은 안마의자 형태의 의료기기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가구형 마사지, 소파, 마사지 배드 등 다양한 라인업의 신제품들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초격자 경쟁력을 더 탄탄히 해 K-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 끈끈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