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디프랜드가 '스트레칭' 특화 로보틱스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 마사지기기를 내놓고 헬스케어로봇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마사지기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술력'으로 차별화해 실적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로보틱스 기술
바디프랜드는 5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사지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헬스케어로봇 '에덴로보'를 소개했다. 에덴로보는 바디프랜드의 마사지 베드 '에덴'에 두 다리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신제품 헬스케어로봇이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2월 의자와 침대의 장점을 결합해 누워서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마사지기기 에덴을 출시한 바 있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헬스케어로봇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헬스케어로봇은 아직 시장에서 정확하게 정의된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주로 치료, 재활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로봇을 일컫는 용어다.

그런데 바디프랜드가 내세우는 헬스케어로봇의 정의는 이와는 다소 다르다. 바디프랜드가 정의하는 헬스케어로봇은 '전신의 다양한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로보틱스 기술로 근육을 깊고 세밀하게 자극해서 코어 운동을 제공하는 로봇'이다. 마사지기기에 로보틱스, 즉 로봇공학을 적용해 보다 다양한 동작이 가능해 일반 안마의자와 구별된다는 게 바디프랜드의 설명이다.
정재훈 바디프랜드 마케팅본부장 겸 홍보실장은 "신체 일부에만 적용되는 마사지, 몸을 가만히 놔두고 하는 마사지 등은 전신을 움직이는 마사지의 본질에는 다다르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아쉬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바디프랜드는 2022년 7월 '팬텀로보'를 시작으로 헬스케어로봇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헬스케어로봇은 마사지기기 시장에서 일반 안마의자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국내 마사지체어(안마의자) 시장의 40%는 이미 헬스케어로봇으로 전환됐다. 바디프랜드의 매출 60% 가량도 헬스케어로봇에서 나온다.
안마의자로 스트레칭까지
신제품 에덴로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몸의 '스트레칭'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두 다리가 따로 움직이는 로보틱스 기술과 두 팔을 잡고 당기며 스트레칭 하는 '액티브 암' 기술이 동시에 적용됐다. 기존 에덴에도 액티브 암 기술이 사용됐지만 두 다리 부위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기술까지 적용된 것은 에덴로보가 처음이다.
이를 통해 에덴로보는 팔과 다리를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비트는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왼팔과 오른다리, 오른팔과 왼다리를 각각 엇갈리게 잡아당기며 어깨와 팔, 옆구리와 하체 근육 등 전신을 늘이고 비틀어 당길 수 있는 '트위스트 마사지'가 처음으로 적용될 수 있었던 이유다.

김지영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 메디컬연구소장(상무)은 "기존 마사지체어에서도 부드럽게 쓰다듬기, 주무르기, 가볍게 두드리기, 깊게 문지르기, 진동하기 등의 5가지 마사지 동작은 구현이 가능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근육을 신장하는 스트레칭 동작은 기존의 마사지체어에서는 구현하기가 어려웠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에덴로보는 필라테스, 요가와 같은 능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운동 보조 효과도 볼 수 있도록 음성 가이드도 탑재했다. 노를 젓듯 팔을 스트레칭하고 상체를 일으켜 세우는 '노젓기 운동', 무릎을 세우고 상체를 들어올리는 '크로스홀딩 운동', 복부 코어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복부코어 운동' 등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에덴로보는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서 운동과 결합된 새로운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으며 혁신상을 수상했다.
역성장 끝낼까
바디프랜드는 최근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2023년 의료기기 '메디컬 팬텀', '다빈치', '팔콘', '퀀텀' 등 4개의 신제품을 내놨고 지난해에도 에덴과 '메디컬 파라오'를 출시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마사지 가구 브랜드 '파밀레'까지 선보이며 가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는 마사지기기 시장이 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마사지기기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업계에서는 안마의자와 침상형 온열기를 포함한 국내 마사지기기 시장 규모가 2021년 1조원까지 성장한 뒤 지난해까지도 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헬스케어로봇을 포함한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약 6000억~7000억원 수준이다.

이 탓에 바디프랜드의 실적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매출액은 2021년 6111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5437억원, 2023년 419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 883억원에서 2022년 458억원, 2023년 16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33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42.2% 성장한 24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영업이익은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성규 바디프랜드 공동 대표(총괄부회장)는 "바디프랜드는 마사지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신체를 회복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AI,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헬스케어 로봇을 통해 더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