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 지분 2%를 매각했다. 예보는 이번 매각으로 1300억 원의 돈을 추가로 회수했지만 한화생명에 들어간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예보는 19일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한화생명 보유 지분 24.75%, 2억 1496만 2000주 가운데 2%인 1737만 600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7680원으로 전날 종가 7970원에 비해 3.6% 할인된 수준이다. 총 매각 금액은 1334억 원이다.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을 블록세일 방식으로 처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 관계자는 “한화생명 유통 주식을 더 공급하고 잇단 매각설에 따른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지분 매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그룹과 예보 등이 보유한 주식을 빼면 한화생명 유통 주식은 20% 수준에 불과해 유통 물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 예보는 이번 블록세일 과정에서 추가 지분에 대해 6개월간 매매제한 조건을 달아 당분간 추가로 지분을 팔 수 없다.
이번 블록세일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회수 금액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예보는 1997년 당시 대한생명에 모두 3조 55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한화그룹에 대한 지분 매각과 한화생명 기업공개 과정에서 구주매출 등을 통해 1조 4100억 원가량 회수했다. 이번 매각 대금과 지난해 배당금까지 합하더라도 전체 회수 금액은 1조 5900억 원에 불과해 원금만 따지더라도 2조 원 가까이 모자란다.
이번 블록세일 후 예보의 한화생명 잔여 지분은 22.75%, 1억 9759만 1400주. 원금만 회수하려고 해도 주가가 최소 1만 2000원이 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이날 한화생명 주가는 전날보다 310원, 3.89% 내린 766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