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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마이너스' 경기침체 터널 길어진다

  • 2016.03.02(수) 14:37

1월 경제 성적표 최악…생산·투자·소비 모두 마이너스
수출 부진에다 소비절벽 현실화…정부는 장밋빛 전망만

한국 경제가 좀처럼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 경제 성적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진 가운데 소비절벽 우려마저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를 짓눌렀다.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월에도 수출은 여전히 두 자릿수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심리도 다시 추락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흔들리면서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 1월 경제 성적표 최악

한국 경제의 1월 성적표는 마이너스 일색이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면서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0.8%)과 11월(-0.5%) 두 달 연속 감소했던 산업생산은 12월엔 1.3% 반등한 바 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1.8%와 0.9% 감소하면서 모두 부진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수출 부진에 따른 직격탄을 맞으면서 반도체(-10.1%)와 자동차(-3.6%) 등 주력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월 국제수지’를 보면 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 수입은 23.1% 급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금액 감소는 물론 수출 물량 자체가 줄도 감소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소비와 설비투자도 좋지 않았다. 1월 소매판매는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판매가 많이 줄어든 탓에 1.4% 감소하면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에 다른 소비절벽 우려가 현실화했다. 설비투자도 6%나 급감했다.

 


◇ 문제는 지금부터 

1월에 이어 2월 경제 지표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통관기준 수출액은 36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2% 감소했다. 1월보다 감소 폭은 줄었지만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다,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급락세를 이어갔다.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수출이 당장 좋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국제 유가도 바닥을 기고 있어서다. 1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수출 물량이 2월에 증가세로 돌아선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하향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불안의 초점이 취약 신흥국에 맞춰져 있었지만 최근 그 양상이 더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 전망도 암울하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8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메르스 사태가 불거졌던 작년 6월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63에 머물면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정부는 장밋빛 청사진만

정부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장밋빛 청사진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초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을 비롯한 미니부양책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재정 조기집행을 조금 앞당기고,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선에 그쳐 약발은 미지수다.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돌파할 전망이어서 추가로 돈을 더 쏟아붓기도 어렵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7일 “재정정책은 이미 내놓은 조기집행 등에 국한하려고 한다”면서 “대규모 확장 재정을 하려면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데, 지금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카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설령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더라도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는 불확실하고,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1월 산업활동은 승용차 등 개소세 인하 중단으로 일시적 위축이며, 2월엔 개소세 인하 연장 등 정책 효과에다 수출 감소세도 둔화할 것”이라면서 “저유가와 고용 증가 등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가로 내수 중심의 회복세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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