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부동산 경매시장, PF구조조정 '바로미터'…'떨이' 피하기 힘들듯

  • 2024.06.07(금) 08:10

5월 부동산 경매 1만7930건…2014년 이후 최대
'주거용·상가' 매물도 낙찰가율 낮아지는데
구조조정 대상 PF 사업장, 낙찰가율 더 낮을듯

부동산 경매시장에 한기가 맴돈다. 상가, 아파트, 빌라, 연립 등을 가리지 않고 매물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데다가 주인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매시장의 추이가 부동산PF 구조조정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부동산 경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

부동산 경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부동산 경매건수는 1만7930건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파가 이어졌던 지난 2014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경매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아파트, 빌라 등 주거용 건물 뿐만 아니라 상가 등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매물이 쌓임과 동시에 유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상가 진행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2배 많은 237건으로 조사됐고 낙찰률은 11.8%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0개중 1곳만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 한 관계자는 "주거용 건물이 경매로 나오면 주변 시세 대비 싼 가격인 것은 맞지만 어느정도 가격 선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새 주인을 찾기도 용이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경매 매물이 쌓이고 유찰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공실이 많다는 것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즉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매시장, 부동산PF 구조조정 바로미터 될까

금융권에서는 최근 부동산 경매시장의 흐름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은 이달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을 점검한 이후 사실상 '살생부' 명단을 작성한다. 5일 금융위원회는 7월초까지 부동산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를 시행하고 7월말에는 금융감독원에 사후관리 계획을 제출하는 등의 일정을 확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추가 자금 공급, 기존 대출의 추가 만기 연장 등을 통해 정상화 할 수 있는 사업장보다는 어느 사업장을 경공매로 넘겨 청산절차에 넘기는 지를 더욱 눈여겨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정상화로 결정이 났다면 주채권자 입장에서는 추가 금융지원 외에 자금 회수 등을 할 수 가 없고 지켜만 봐야 한다"라며 "반대로 경·공매에 내놓는 등 강제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경우 얼마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동산PF 사업장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라 경·공매에 올라올 경우 최근 부동산 경매시장 전체의 흐름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채 청산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 금융사 PF 담당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이미 사업이 완료된지 시일이 꽤 지난 주거지역, 상가 등이 매물로 나온다"며 "경매시장에 부동산 매물이 쌓인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매물조차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PF구조조정을 통해 나오는 매물은 사업이 초기 단계에서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을 텐데 이에 대해 더욱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검증된 매물조차 낙찰가율이 매우 떨어지는 상황인 만큼 PF 사업장이 경·공매에 나올 경우에는 현재 경매시장에서 형성되는 낙찰가율보다 더 낮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