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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나비엔 지분 1% 오너쉽의 지렛대 ‘경동원’

  • 2022.09.14(수) 07:10

[중견기업 진단] 경동⑦
손연호 회장, 2000년 알짜 나비엔 경영실권
오너 3형제 계열분리 20년만에 ‘1조 클럽’
개인지분은 1%도 안돼…경동원 통해 장악

1991년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2017년 “우리 아빠는요, 지구를 지켜요. 콘덴싱 만들어요!” 

보일러하면 떠오르는 경동나비엔의 히트 광고다. 일반 대중에게 각인된 인지도만큼이나 지금의 경동나비엔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견그룹 경동의 차남가(家) 경동나비엔을 ‘국가대표 보일러’로만 안다면 당신은 반쪽만 아는 것이다. 2대 경영자가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며 기반을 닦은 지배구조 옮아가면 얘기는 다채로워진다. 말들이 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

2002년 경동가 아들 3형제 분가 수순

현 경동나비엔의 오너 손연호(71) 회장은 고(故) 손도익 경동 창업주의 3남2녀 중 둘째아들이다. 동아대 공업경영학과 출신이다. 학업을 마친 뒤 1979년 경동기계(현 경동나비엔)에 입사,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28살 때다. 

3년 뒤인 1982년 2월 계열사 경영일선에 합류했다. 1967년 12월 창업한 ‘왕표(王票)연탄(현 ㈜원진)’을 모태로 불 같이 일어난 경동이 난방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시기다. 보온단열재 업체 ㈜삼손(현 경동원)이 설립된 뒤 대표를 맡은 이가 손 회장이다.  

경동나비엔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 경영 실권(實權)을 쥐게 된 것은 49살 때인 2000년 3월이다. 원래는 형 손경호(78) 경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이 앉아있던 자리다. 2001년 10월 창업주 별세 한 해 전(前)이다. 부친을 보좌해 온 아들 3형제의 2002년 11월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이었다. 

손 회장이 경동나비엔을 독자경영한지도 20여년이다. 지금의 경동나비엔그룹은 주력 중의 주력 ㈜경동나비엔을 비롯해 국내 5개사에 총자산(2021년 말 지배회사 경동원 연결기준)이 1조850억원에 이른다. 2003년(1940억원)에 비해 6배다. 매출은 2450억원→1조1800억원으로 5배 뛰었다.  

‘알짜’ 도시가스 장남, 보일러 차남 몫

핵심 계열사 ㈜경동나비엔 성장은 그만큼 가히 위력적이었다. 1973년 12월 설립된 ‘경동기계’가 전신(前身)으로 1988년 6월 아시아 최초로 열효율과 유해 배기가스 저감에 탁월한 콘덴싱 보일러를 생산하기 시작하며 폭발했다. 현재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온수기를 주력으로 한다. 

㈜경동나비엔은 1987년 100억원에 머물던 매출(이하 연결기준)이 매년 예외 없는 성장하며 1994년 1000억원을 찍었다. ‘경동보일러’ 사명 교체(1991년 3월)에 이어 증시 상장(1993년 8월)이 이뤄졌던 시기다. 2002년에는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앞서 ‘[거버넌스워치] 경동 ②편’에서 언급한 대로, 경동 오너 3형제 계열분리 당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였던 경동도시가스는 장남, 또 다른 알짜 계열사 경동나비엔은 차남 몫으로 주어졌음을 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9월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 해외 공략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 단계 더 ‘레벨-업’ 됐다. 2015년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에는 ‘1조 클럽’을 달성했다. 

국내 ‘넘버1’으로 귀뚜라미와 ‘투톱’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수출 비중이 64%(7080억원)으로 압도적이다. 북미시장 보일러․온수기 점유율 1위로 매출은 이미 재작년에 국내 시장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했다. 이외 러시아(5%), 중국(4%) 등 3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벌이가 안좋을리 없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거른 적이 없다. 흑자 규모 또한 2014년까지 100억원대에서 2020~2021년에는 600억원대로 불어났다. 유동자금 444억원에 부채비율은 107.34%로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오너 손연호 경영권 그 자체 경동원

반면 손 회장은 ㈜경동나비엔 지분이 1%도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손 회장의 주력사 장악력에 토를 다는 이는 없다. 오로지 예나 지금이나 1대주주(현재 27.45%)로 있는 지배회사 경동원을 앞세워 탄탄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어서다. 

경동원은 손 회장의 경영권 그 자체다. 즉, 경동원(56.72%)→㈜경동나비엔(각각 100%)→경동에버런(가스보일러용 열교환기·버너), 경동티에스(서비스), 경동폴리움(보일러·온수기·온수매트 부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지배구조의 정점에 손 회장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광폭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22년간 ㈜경동나비엔의 대표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경동원도 예외일 리 없고, 5개 국내 계열사 대표 명함을 죄다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재까지 손에 쥐고 있는 강력한 오너쉽은 후계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1남1녀 중 장남 손흥락(41) 경동나비엔 상무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몸을 풀고 있어서다. 맏딸 손유진(44) 경동나비엔 상무보도 뛰고 있다. 

손 회장이 오로지 경동원을 지렛대 삼아 간접적으로 ㈜경동나비엔을 장악하는 현 지배구조를 형성하기까지의 실체(實體)와 위력에 시선이 꽂히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경동 ⑧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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