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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 3남家 원진, 한 박자 빨랐던 대물림

  • 2022.09.26(월) 07:10

[중견기업 진단] 경동⑫
손달호 회장의 후계자 맏아들 손형서 대표
2002년 10대 후반때 이미 ㈜원진 1대주주
2018년 건축자재 사업서 쓴맛…사세 위축

워낙 잘 나가는 형들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을 따름이다. 경영보폭이 결코 적은 게 아니다. 정중동(靜中動)이었을 뿐이다. 

중견그룹 ‘경동(慶東)’의 3남가(家) 원진(元進)을 빼놓고 가면 섭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업승계에 관한 한, 다른 형제사와 달리 후계자의 나이 10대 후반에 이미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부자(父子) 경영체제가 뿌리내리는 와중에 예기치 못한 이상기류에 휘말리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손달호 원진그룹 회장

2002년 계열분리 때 원진 경영실권

원진그룹의 오너 손달호(65) 회장은 고(故) 손도익 경동 창업주의 3남2녀 중 막내아들이다. 한앙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부친을 도와 ㈜삼손(현 경동원) 부사장, ㈜경동 내화사업부 사장, 원진케이알 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2002년 11월 창업주 아들 3형제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모태기업인 ㈜원진(옛 왕표연탄)의 단독대표에 올라 독자경영에 나섰다. 당시 지주회사 ㈜원진을 3개사로 쪼개 경동도시가스와 경동나비엔은 각각 장남과 차남 몫으로, ㈜원진 소속 계열사들은 3남에게 돌아갔다는 뜻이다. 손 회장의 나이 45살 때다. 

기업 볼륨은 맏형 손경호(78) 명예회장 소유의 경동도시가스나 둘째형 손연호(71) 회장의 경동나비엔에 비할 바 못됐지만 벌이가 비교적 쏠쏠했다. 2010~2011년의 재무수치가 이를 잘 보여준다.  

손 회장이 순수지배회사 ㈜원진을 지렛대로 석탄 채굴 및 연탄 제조, 내화물, 건축자재 분야 등에 걸쳐 ㈜경동 등 4개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던 시기다. 매출(㈜원진 연결기준)은 2700억~2800억원대에 순익으로 150억~160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강원 삼척에 국내 최대 민영탄광인 상덕광업소를 두고 있는 ㈜경동과 충북 음성과 제천에 2개 연탄공장을 운영해 온 경동개발의 벌이가 좋았던 영향이다. 당시 석탄 채굴 및 연탄 제조 부문은 매출 비중이 50%를 넘고 영업이익은 120억~140억원대에 달했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한창 잘 나가던 시기, 원진의 2세 경영승계의 시계도 돌아가기 시작했다. 손 회장이 1남1녀 중 장남 손형서(38) 현 ㈜원진 대표를 경영에 입문시킨 게 후계자의 나이 20대 후반 때인 2012년이다. 

일본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 경영학과 및 와세다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경동 신규사업본부 기획팀에 입사한 게 이 때다. 이어 2015년 경동에너지, 2017년 경동월드와이드 대표를 거쳐 올해 1월 부친과 나란히 지배회사 ㈜원진의 대표 자리에 앉았다.  

한참 앞서 뿌리 내린 ‘부자 경영’

한데, 대(代)물림의 또 다른 한 축 지분승계는 이보다 한참 앞서 진행됐다. 즉, 손 회장은 이미 후계자의 나이 10대 후반때 사전정지작업을 개시했고, 2002년의 3형제 계열분리를 변곡점 삼아 후계구도를 못박았다.   

‘[거버넌스워치] 경동 ③, ⑪편’에서 보듯 경동도시가스가(家)의 경우 2017년에 가서야 후계자를 지배구조의 꼭지점에 올려놓고, 경동나비엔은 현재 미완(未完)인 것과 비교하면 다른 형제사와는 결이 다른 행보다. 

손 대표가 ㈜원진의 주주로 등장한 것은 2000년초. 당시 지분이 6.4%로 손(孫)씨 오너 일가 중 2세 삼형제에 이어 단일 4대주주였다. 당시 0.19%~0.64%를 보유한 다른 3세들과 견줘보면 압도적이었다.  

2002년 마침내 단일 1대주주로 부상했다. 계열분리 직후 17.99%를 인수, 24.88%를 확보한 것. 다음이 손 회장 21.13%였다. 부인 김재희씨 및 맏딸 손효원씨(40) 전 ㈜원진 대표 각각 0.14%를 합하면 손 회장 직계가족이 40.88%를 보유했다.  

참고로 원진 계열의 지배회사인 ㈜원진은 2003년 이후로는 주주별 지분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재 주주수 25명(작년 말)으로 손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99.5%를 보유한 것으로 표기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2002년에 비춰볼 때, 손 회장 부자(父子)가 ㈜원진을 통해 변함없는 계열 장악력을 가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손 회장의 맏딸도 경영일선에서 뛴 적은 있다. 2014년 3월 이후 4년간 ㈜원진의 대표직 명함을 가졌다. 하지만 이후 계열사 이사회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경동가의 전통에서 원진가의 맏딸도 예외일 수 없다. 

원진 지배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요즘 들어 매우 도드라져 보이는 일이다. 사세가 전보다 축소됐다. 작년 매출 1190억원에 순익 55억원의 수치가 대변한다. 사업 계열사도 내화물, 바이오매스 분야 등의 원진월드와이드, 경동개발, 원진테크 등 3개사로 줄었다. 주력사였던 경동월드와이드가 2018년 건축자재 사업에서 쓴 맛을 본 것도 이유 중 하나다. (▶ [거버넌스워치] 경동 ⑬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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