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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경동나비엔 ‘일감 논란’ 해소에 감춰진 비밀

  • 2022.09.20(화) 07:10

[중견기업 진단] 경동⑩
손연호 회장, 2017년이후 계열재편 ‘열일’
경동원 ‘일감 논란’ 세라텍·전자부문 분할
경동원 지렛대 나비엔 간접 장악력 ‘Up’

2017년 이후, 경동 차남가(家) 경동나비엔의 오너 손연호(71) 회장은 계열 재편에 부쩍 열을 올렸다. 체계적인 지배구조 형성과 무엇보다 핵심 계열사 ㈜경동나비엔에 대한 경영권 강화로 집약된다. 

경동나비엔, 연쇄적인 완전자회사 편입

㈜경동나비엔이 계열사 경동에버런을 100% 자회사로 만든 게 2017년이다. 가스보일러용 열교환기 및 버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경동 장남가 경동도시가스 소속의 탄광 운영업체 ㈜경동 소유의 경동에버린 지분 6.8%를 29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사실 이는 2017년 4월 경동도시가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있다. 당시 경동도시가스는 경동인베스트(존속·지주회사)와 경동도시가스(신설·사업회사)로 쪼개졌다. 이를 계기로 ㈜경동은 경동인베스트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는 손자회사 외에 국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동나비엔이 ㈜경동이 가지고 있던 계열사 경동에버런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인 것이다.  

이와 맞물려 보일러, 온수기 등의 A./S 대행을 주력으로 하는 서비스 업체 경동티에스도 대상이었다. 경동에버런 소유 35%, 경동원 20% 등 도합 55%를 69억원에 인수, 마찬가자로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손연호의 경동원에 주어진 두둑한 대가

손 회장의 다음 수순은 앞서 ‘[거버넌스워치] 경동 ⑨편’에서 얘기한 데로,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가 적지 않았던 탓에 말들이 많았던 옛 경동세라텍과 경동전자 사업 분야다. 

경동원은 2019년 1월 네트웍사업부문 중 보일러·온수기 콘트롤러 부문을 물적분할을 통해 ‘경동전자’로 떼어낸 뒤 이듬해 11월 ㈜경동나비엔과 합쳤다. 2019년 전체 매출(829억원) 중 경동나비엔 비중이 93%(767억원)에 달했을 정도로 경동나비엔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컸던 사업 분야다.  

합병 당시 경동원 소유 경동전자 지분 100%에 매겨진 가치가 474억원이다. 주당가치가 액면가(5000원)의 24배인 약 11만9000원이다. 대가로 ㈜경동나비엔 신주를 받은 까닭에 경동원의 지분이 뛸 건 뻔했다. 50.51%→53.65%로 확대됐다.  

경동원, 나비엔 지분 51%→57% 껑충

경동원은 작년 1월, 이번에는 세라텍 부문에서 보일러·온수기 부품 수배관모듈 및 온수매트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플라스틱(PL) 부품 제조부문을 ‘경동폴리움’으로 물적분할한 뒤 7월에 가서는 ㈜경동나비엔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PL부문 역시 전방산업이 보일러산업으로 적잖은 매출 물량이 ㈜경동나비엔에 납품되던 분야다.  

경동원이 경동폴리움 지분 100%를 놓고 ㈜경동나비엔과 포괄적 주식교환 실시했을 때 경동폴리움 1주당 가치가 액면가(5000원)의 13배인 6만5400원. 총 654억원어치나 됐다. ㈜경동나비엔 소유지분이 53.62%→56.72%로 뛰었다.  

절묘했다, ㈜경동나비엔의 풍족한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지배회사 경동원의 기업가치는 높아졌고 이를 다시 쪼개 ㈜경동나비엔으로 옮김으로써, 손 회장(27.45%)이 경동원(56.72%)→㈜경동나비엔(각각 100%)→경동에버런, 경동티에스, 경동폴리움으로 연결되는 지배구조를 더욱 단단히 다지는 효과를 본 것이다.     

또 한 가지. 경동원의 2차례에 걸친 기업분할 뒤의 모습이 이채롭다. 세라텍(소재개발) 및 네트웍(난방제어시스템), IT용역 등의 자체사업이 남게 된 경동원은 작년 매출(별도기준)이 991억원으로 1년 전(1840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영업이익이 31억원 흑자에서 80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 [거버넌스워치] 경동 ⑪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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