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업비트가 신규상장 코인 거래도 독차지하고 있다. 동시 상장이 무색할 정도로 업비트에 거래가 쏠리면서 다른 거래소들은 허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가 전날 오후 신규 상장한 모카버스(MOCA) 코인은 비트코인(BTC) 거래금액을 뛰어 넘었다. 당일 저녁 업비트에서 모카버스는 1조2000억원어치가 거래돼 비트코인 9700억원을 제치고 거래대금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빗썸도 모카버스를 상장했지만 1400억원어치가 거래돼 업비트의 10분의 1수준에 그쳤다.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2500억원대로 모카버스보다 훨씬 많았다.
이 코인은 국내 거래소에 처음 상장된 코인이 아니다. 앞서 코인원은 7월, 코빗은 10월에 상장했지만 당시 상장빔도 시원치 않았고 이제까지 거래도 잠잠했다. 이날 업비트가 상장하자 그제서야 두 거래소도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코인이 업비트에 상장되면서 시세와 거래가 폭증한 셈이다. 이날 업비트의 모카코인 거래량은 글로벌 시장의 65%를 차지했고 국내에서는 90%를 넘겼다.
이러한 신규상장 코인의 업비트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동시 상장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로 논란이 된 무브먼트(MOVE) 코인도 마찬가지다.
거래소들이 앞다퉈 상장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코인원이 가장 먼저 상장했지만 결국 거래량 대부분은 업비트에 몰렸다. 업비트와 빗썸이 무브먼트를 상장했던 지난 10일 업비트에서는 1조4400억원, 빗썸 1200억원, 코인원은 400억원가량 거래됐다.
신규코인 상장에 따른 거래 증대 효과가 업비트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거래소들은 상대적으로 허탈함을 드러냈다. 또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유망 프로젝트 상장이 업비트에 더 몰릴 것으로 우려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활황장에 고객 모집과 수익 증대를 위해 거래소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신규 상장하고 있지만 업비트와 경쟁이 되지 않아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유망 프로젝트들이 업비트에 더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달 넘게 불장이 이어지면서 거래소들이 신규 상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이전만 해도 한달에 5개 정도를 상장했던 대형거래소들은 지난달과 이달에는 10개 넘는 코인을 신규 거래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