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투자 심리가 상승하는 '산타클로스 랠리' 기간이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째 조정…美 금리인하 속도 조절 영향
24일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가격은 이날 오전 5시15분께 9만2497달러(1억3491만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날 오후 4시 8분 기준 9만3727달러(1억3671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스스로를 '가상자산 대통령'이라고 칭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후 연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친 가상자산' 공약을 여러 차례 밝혀 온 데다, 비트코인을 대체 자산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는 전망도 밝혔다. 이에 미국 기업과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늘렸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10만달러(1억4526만원)'을 돌파했다. 지난 18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0만8358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영향으로 10만달러선 아래로 붕괴됐다. 연준은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9월 전망 때의 4회에서 2회로 줄였는데, 이 때문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파월 의장은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봤다.
산타는 없다?…시장 전망은 낙관적
산타클로스 랠리(산타랠리)는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와 새해 첫 2거래일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비트코인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산타랠리와는 관계가 없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12월 15일 1만7808달러에서 2022년 12월 25일 1만6848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2023년 1월 2일에는 1만6615달러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15일 4만3009달러에서 지난해 12월 25일 4만3034달러로 비슷한 수준이었고, 올해 1월 2일에는 4만4113달러로 소폭 반등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꺾일지언정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G 토니 시카모어 시장 애널리스트는 지난 23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4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2025년에 다시 상승하기 전에 에너지를 재건하기 위한 통합 기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맥디(MAC_D)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는 -0.221%로 지난 5월 이후 5번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투자자들의 매수 압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러한 현상은 역사적으로 강세장 에일시적이었으며, 종종 이를 기회로 새 매수자를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강세장이 계속된다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