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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투자자들 또 '존버 모드'…이번에도 통할까

  • 2025.03.09(일) 11:00

'불장' 뛰어들었다 손실로 거래 정체
"알트코인 상승장 없을 것" 비관론도

비트코인 주화/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불장이 끝나고 한두달새 대부분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익절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이 또 '존버(최대한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이제까지 코인 시장은 시간이 걸려도 '존버는 승리한다'는 명제가 통했지만, 시장 환경이 변하고 제도화되면서 존버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00만명이 넘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중 3분의 1은 지난해 하반기 상승장에 새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말 가상자산 계좌 수는 633만여개에서 지난해 말 967만개로 늘었고 지난달 1000만개를 돌파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개설된 계좌 330만개는 주로 11월 이후에 몰렸다. 당시 미국 대선 이슈로 비트코인(BTC) 등 대부분 코인이 급등하면서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급격히 늘었다. 이를 방증하듯 당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금액도 평소대비 10배나 폭증했다.

그렇게 대부분 고점 인근에서 시장에 진입한 탓에 시세가 큰 폭 하락한 현재는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더리움(ETH)이 고점대비 40% 폭락하는 등 대부분 알트코인은 이미 지난해 상승장 이전 시세로 돌아갔다. 시세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손을 놓으면서 일거래금액도 한창 때 20조원에서 현재는 5조~6조원대로 급감했다.

손실 폭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는 '존버'가 또 대세가 됐다. 매번 불장 이후 찾아온 하락장에 물린 투자자들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버티면 손실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존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알트코인이 문제다. 비트코인은 지속적인 기관 투자 수요 유입, 각국의 전략 자산화로 조정을 겪고 다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알트코인은 존버해도 상승은 커녕 가치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상승장에서도 알트코인 시즌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던 시장 분석가들은 앞으로도 알트코인 상승에 대해 회의적이다. 비트코인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코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최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알트코인 시즌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벤처캐피털 펜데라 캐피털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비트코인은 쉽게 거래할 수 있는 반면 알트코인 대부분은 여전히 접근성이 낮다"며 "이러한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면서 알트 시즌이 재현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도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알트코인 수가 너무 많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는 "현재 3640만개 이상의 알트코인이 있으며 2018년 3000개와 비교시 이러한 대량 공급은 시장을 변화시켰다"며 "펀더멘털을 가진 일부 알트코인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알트코인 시즌이 다시 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경제학자 알렉스 크루거도 "코인이 너무 많고 공급이 수요보다 커 오랜 기간 모든 알트코인이 상승하길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알트코인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인 평가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 환경이 제도화될수록 활용도나 안정성이 검증 안된 알트코인들은 퇴출되고 법인투자나 ETF가 도입되면 메이저 코인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무 알트코인을 사고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기대는 더이상 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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