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G그룹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처음 공개됐다. 2023년 말 가상자산 공시가 강화된 이후 처음으로 기업들이 보유한 가상자산 현황이 공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말 기준으로 카이아(옛 클레이튼) 723만6292개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보유했던 662만4921개에 더해 지난해 61만1371개를 4억3200만원에 추가로 샀다.
카이아는 클레이튼 재단과 핀시아 재단이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돼 있다. 카이아는 2019년 출범당시 한화시스템·LG전자 등 기업들이 이 자산을 기반에 둔 연합 플랫폼에 동참했는데, 2022년 모두 이 연합에서 탈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ICT 부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합류할 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은 의료정보를 기반에 둔 가상자산 메디블록 전량을 처분하기도 했다. 2023년 보유했던 1956만2256주에 작년에 새로 사들인 220만5522주를 더한 총 2176만7778개를 모두 팔았다. 사고파는 과정에서 지난해 3억7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시스템의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2021년 메디블록 이사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기준 한화는 연결기준으로 이더리움 5주도 보유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높은 가상자산이다.
LG전자도 작년 말 기준 헤데라 198만8627개, 카이아 807만6609개, USDC 2287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헤더라는 지난해 추가로 500개를 취득했고, USDC는 지난해 8000개를 사고 8008개를 처분했다. 지난해 이더리움 1.3개는 모두 처분했다.
LG전자가 보유한 모든 가상자산은 무상취득했다. LG전자는 블록체인연구실을 운영 중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Hedera)와 암호 화폐 지갑 월립토(Wallypto)를 선보였다. 2022년 주주총회에선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