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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N% 달라" 번지는 요구…삼성 협상에 산업계 긴장

  • 2026.05.12(화) 16:43

'유연 보상안' vs '고정 배분안' 충돌
중노위 중재에도 노사 입장차 여전
'성과급 공식화' 산업계 뇌관 되나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막판 협상에 들어갔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고정 배분'을 요구하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삼성전자 내부 갈등을 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의 임금 체계와 투자 질서를 흔드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 절차를 이어갔다. 회사 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초과 성과에 대해서는 별도 특별포상을 추가하는 '유연형 보상 체계'를 제안했다. 메모리 사업부 기준 경쟁사 이상의 지급 수준을 보장하면서도 업황과 실적 변화에 따라 지급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 성과급 상한제 폐지까지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성과급을 '준고정비'로 만들겠다는 요구다. 업계는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의무화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실적이 급변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투자·고용시장 후폭풍 우려 확산

재계가 더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삼성발(發) 풍선효과'다. 삼성전자의 보상 체계는 사실상 국내 산업계의 기준선 역할을 해왔다. 실제 최근 현대차는 영업이익 30%, 카카오는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LG유플러스는 30% 등 수준의 성과급 재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업이익의 N%'를 요구하는 흐름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고정 비율 성과급 제도화를 받아들이면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비슷한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체력과 업황은 제각각인데 영업이익 배분 구조만 획일화되면 결국 투자 여력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투자 여력이 위축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AI 반도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수십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데,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비 성격으로 굳어질 경우 업황 둔화 및 적자 국면에서 투자 재원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자본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중장기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장 측면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이 고정 비율 기반의 고성과급 체계를 구축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과의 보상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대기업으로의 인력 쏠림은 심해지고 협력사와 중소기업은 인력난과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창사 이래 두 번째이자 최대 규모 파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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