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과 학계, 주주단체까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서 노사 갈등 장기화가 자칫 'K-반도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여기에 노조 내부 균열 조짐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막판 극적 타협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반도체는 멈출 여유도, 머뭇거릴 시간도 없다"며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 소식에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국회가 민생 회복을 위해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만큼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삼성전자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모습은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박 예비후보는 특히 AI 경쟁 시대 속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AI 혁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성장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의 정당한 권리와 합당한 대우는 반드시 존중돼야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의 내일을 위해 노사가 함께 대화하고 타협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 중대한 시기에 K-반도체의 엔진이 멈춘다면 피해는 기업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와 미래 세대에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의 미래 투자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 차세대 센서 반도체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와 기술 혁신이 절실하다"며 "반도체 관련 대학생과 연구원들에 대한 인재 투자 역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둘러싼 파장이 정치권과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하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언급했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학계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등은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삼성전자의 AI 메모리와 파운드리 투자 일정, 글로벌 고객 대응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기본급 7% 인상과 성과급 상한 폐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약 300조원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요구 규모는 약 45조원 수준이다.
다만 최근 들어 노조 내부에서는 균열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공동투쟁본부에 참여했던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지난 4일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중단, 공식 사과까지 요구하며 초기업노조 및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측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공문을 통해 사측 제시안과 수정 요구안 전문, 향후 교섭 일정 및 주요 쟁점 사항 공유 등을 요구하며 "합리적 이유 없이 정보 공유를 거부하거나 조합원 비하가 지속될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과 민·형사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배경에 DS(반도체)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에 대한 DX(완제품) 부문의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동행노조 조합원의 약 70%는 스마트폰·TV·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움직임까지 확산, 한때 7만6000명을 넘었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000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일부 삼성전자 주주단체는 노조 총파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다. 실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업계 안팎선 예정대로 18일간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의 경제적 손실 규모가 최대 20조~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이사회 역시 이례적으로 공개 우려를 나타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 가치가 하락한다면 주주와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 모두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여전히 총파업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총파업 투쟁 스태프 회의를 열고 파업 준비 상황을 점검했으며 "사측의 별도 대화 제안은 없었다"는 입장도 밝힌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