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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챙긴다" 삼성 노조 내홍 격화…DX 반발에 연대 붕괴

  • 2026.05.04(월) 18:00

DX 중심 非반도체 노조 '공동대응 철회' 선언
성과급 구조 갈등에 노노 충돌 수면 위로
총파업 앞두고 내부 분열…동력 약화 불가피

지난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삼성전자 노조가 임금·성과급 협상을 둘러싸고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반도체 부문 중심 노조가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선언하면서 노조 간 연대가 흔들리고 파업 국면의 변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조동행(이하 동행노조)은 이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 공문을 보내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11월 3개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린 이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해 대응해왔지만 약 5개월 만에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동행노조는 탈퇴 배경으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협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까지 이어지면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교섭단의 협력적 관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동행노조는 약 2300명 규모로 이 중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이번 이탈은 사실상 DX 조직 내부 불만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핵심 갈등은 '성과급 구조'다.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DX 부문에 대해선 별도 요구안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조합원 구성 역시 약 80%가 DS에 집중돼 있어 DX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는 공유하지 않으면서 비용만 부담한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 같은 균열의 배경에는 사업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DS 부문이 전사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굳어진 반면, 가전·모바일 중심 DX 부문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동시에 둔화되며 조직 간 이해관계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파업 대비 조합비 인상도 갈등을 키웠다. 노조는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파업 참여 인력에 최대 3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DX 부문에서는 "직접적인 수혜는 없는데 부담만 늘어난다"는 반발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불만은 탈퇴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신청이 최근 1000건 이상으로 급증했고 사내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DX 중심 신규 노조 설립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노조 내부 균열은 향후 파업 동력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동행노조는 개별 교섭과 별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업 참여 규모와 조직 결속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가 특정 사업부에 집중될수록 보상 체계도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이를 전사 차원에서 어떻게 재분배하고 설득하느냐인데 그 균형이 무너지면서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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