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1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 초입'에 들어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확대·전기차 배터리 고객 다변화·고부가 중심 체질 개선 등이 맞물리며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28일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증가, 영업손실은 64.2% 줄었다. 시장 전망치(적자 2500억원)보다도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이며 실적 개선 흐름을 확인했다. 당기순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적자는 지난 2024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반등 흐름이 시작됐다"며 "올해 2분기에도 적자 규모가 추가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은 매출 3조3544억원, 영업손실 1766억원을 기록했다.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무정전전원장치(UPS)·배터리백업유닛(BBU)·전동공구 등 전방 수요가 회복되며 손실은 61% 줄었다. 특히 미국 현지 ESS 생산 확대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및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22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갔다. 반도체 소재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모바일 플래그십 판매 회복이 더해지며 디스플레이 소재 실적도 반등했다.
6개 분기 연속 적자 늪 벗어나나
이번 실적의 핵심 축은 ESS다. 조용휘 삼성SDI ESS사업팀장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며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과의 협력도 늘고 있다"며 "이미 미국 ESS 생산 캐파의 2~3년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 향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ESS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는 2025년 9GWh에서 2030년 40GWh 이상으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온사이트 마이크로그리드용 ESS 시장은 연평균 6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삼성SDI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차세대 하이니켈 NCM 배터리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BMW·아우디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규모가 9조~1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차량용 탭리스 원통형 배터리 프로젝트 수주까지 더해지며 고객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동시에 확대됐다. 2분기부터 유럽 볼륨모델용 신규 프로젝트 양산이 시작되면 헝가리 공장 가동률도 하반기 70% 이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도 AI 인프라 확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최훈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영업팀 상무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BBU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한 8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출력 기술력과 비중국 공급망 경쟁력을 바탕으로 BBU용 배터리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며 "향후 BBU를 원형 배터리 사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재무 동시 손질…반등 기반 구축
전동공구용 배터리 역시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최 상무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로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도 늘고 있으며 올해 30% 이상 판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탭리스 배터리 비중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20% 이상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고부가 소재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SDI는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그래픽 D램용 메탈 슬러리·고방열 패키징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 확대를 추진, 극자외선(EUV) 공정 소재와 파운드리용 패터닝 소재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탈중국 소재 공급망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미국 ESS 생산 확대와 전기차 볼륨모델 진입 등 턴어라운드를 위해 준비해온 과제들이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윤태 삼성SDI 재경팀 부사장은 "지난 2월 발표 이후 제반 사항을 준비하며 매각 검토를 본격화했다"며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회사의 성장 전략과 주주 이익 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각 일정과 규모, 거래 상대방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현재로서는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가치를 약 1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해당 매각건은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향후 사업 재편의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