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행을 쫓아 인기 밈코인을 앞다퉈 상장했던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최근 들어 밈코인 상장을 멈췄다. 시장 열기가 사그라들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이 무분별한 상장에 메스를 들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중 이달 들어 업비트만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 1개를 상장하고 다른 거래소들은 밈코인을 전혀 상장하지 않았다. 이 코인은 빗썸과 코인원이 지난달 먼저 상장했다.
거래소들은 코인 거래가 폭발했던 지난해 4분기부터 경쟁적으로 밈코인을 상장했다. 빗썸이 네이로(NEIRO), 썬도그(SUNDOG), 무뎅(MOODENG), 고트세우스막시무스(GOAT), 폰케(PONKE), 터보(TURBO) 등 밈코인을 가장 많이 상장했고 업비트와 코인원도 이에 뒤질세라 빗썸에 상장된 밈코인 일부를 거래 지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빗썸과 코인원이 오피셜트럼프 상장 경쟁을 펼쳤다. 트럼프 취임 당일 코인원이 먼저 상장했고 이튿날 빗썸이 상장했다. 시장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시세는 한달도 안 돼 6만원에서 2만원대로 60% 가량 폭락해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거래소들의 밈코인 상장이 늘고 시장 이슈가 되면서 당국도 본격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거래소들을 소집해 밈코인 상장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오피셜트럼프 등 밈코인이 다른 유틸리티토큰처럼 사용처와 실효성도 없는데 잠시 유행하고 시세가 급등락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거래소와 외부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을 청취한 후 밈코인 상장 기준 등을 자율규제에 포함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상장 관련 금감원 TF 회의가 2주마다 열리는데 무분별한 밈코인 상장과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상장빔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며 "앞으로 밈코인 상장 기준이 강화되면 업계 자율규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대부분 밈코인은 현재 고점대비 절반이상 가격이 폭락한 상태다. 도지는 600원대에서 300원대로, 페페와 시바이누는 60%이상, 펏지펭귄은 70원에 육박했다가 12원대까지 폭락했다.
유명인, 인터넷의 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밈코인은 발행 주체가 불분명하고 대부분 쓸모도 없어 태생적으로 리스크가 크다. 밈코인을 발행한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의 사기 이슈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