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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에 '충성'하는 이유…VVIP 대접 받아보니

  • 2025.06.03(화) 12:00

[르포]컬리, VVIP 대상 다이닝 위크 진행
미쉐린 레스토랑 반값 예약 등 차별화
컬리 토마토 사용한 특화 메뉴 선보여

그래픽=비즈워치

VVIP

'VIP'. 매우 중요한 사람, 귀빈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다. 유통업계에서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고객을 지칭한다. 여기에 V가 하나 더 붙으면 그야말로 해당 채널에서 가장 '귀하신 몸'이 된다. 일반 고객 수십~수백명 몫의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이 VVIP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커머스에선 아직까지 VVIP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고가의 명품을 다루는 백화점에 비해 객단가가 낮고 충성 고객이랄 것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의 고객들은 가격을 예민하게 따지고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한다. VIP도 언제든 다른 혜택 때문에 경쟁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가 제공하는 VIP 혜택은 대부분 할인쿠폰이 몇 장 더 나오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컬리는 대중을 겨냥한 다른 이커머스와 달랐다. 처음부터 '남들과 다른' 셀렉션을 강조했다. 입점 제품군 역시 어디에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큐레이션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품질이 앞선다면 서슴없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컬리를 찾았다. 

사진제공=컬리

컬리의 멤버십 재구독률은 97%에 달한다. 전체 거래액 중 멤버십 가입자의 결제액이 60%에 육박한다. 늘 컬리를 이용하는 충성 고객들이 컬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충성 고객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매출을 보장한다. 컬리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주변에 컬리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도 한다. 

그런 컬리가 다른 이커머스와 다른 VVIP제도를 운영하는 건 당연하다. VVIP 고객에게 스페셜 기프트 증정, 컬리 멤버스 무료 혜택, 무료 배송 혜택, 큐레이션·전용 상품 서비스, 제휴 혜택, 전용 케어 상담을 제공하는 등 백화점급 혜택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스티지 데이와 다이닝 위크 등 차별화된 초청 행사까지 도입했다. 

VVIP만 모십니다

컬리는 지난해 11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7곳과 함께 런치 코스를 반값에 제공하는 '다이닝 위크' 행사를 진행했다. VVIP만을 위한 특별 행사다. 컬리의 충성 고객이 좋은 식재료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는 점을 고려해 파인다이닝을 저렴하게 경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단순히 저렴한 예약을 돕는 중개 플랫폼의 역할만 한 건 아니다. 코스 메뉴에 컬리의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넣어 컬리가 프리미엄 식재료를 취급한다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지난해 다이닝 위크 때는 사과를 주제로 정식당, 온지음, 윤서울, 빈호, 알렌, 제로컴플렉스, 라망시크레와 다이닝 위크를 진행했다. 

/사진=컬리

지난 4월엔 메종 르 서클에서 '프리스티지 데이'도 진행했다. 4층을 웰컴 리셉션 공간, 케이터링 공간, 컬리 그로서리 테이블 DP 공간으로 꾸며 전시 공간에 '컬리스러움'을 녹여냈다. 입장 시 코트룸 서비스, 웰컴 드링크 증정 등 VVIP를 위한 섬세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기서도 컬리의 식재료를 활용한 디저트가 메뉴에 포함됐고 또한 장레온라귀올 치즈커터&버터나이프 세트를 답례품으로 증정하는 등 컬리 VVIP를 위한 맞춤형 프리미엄 미식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달 말에는 또 한 차례 다이닝 위크가 진행됐다. 2회차를 맞은 이번 다이닝 위크에서는 지난해 참여한 빈호, 윤서울과 강민철 셰프의 한식 파인다이닝 기와강, 미쉐린 1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라미띠에가 합류해 총 4곳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토마토'를 주제로 컬리와 함께했다.

컬리 토마토로 만든 파인다이닝 맛은

지난 30일 컬리 다이닝 위크에 참여한 기와강을 방문했다. 기와강은 지난 2023년 미쉐린 1스타를 받은 '강민철 레스토랑'의 강민철 셰프가 지난해 말 새롭게 문을 연 한식 파인다이닝이다.

해당 시간대는 모두 컬리 다이닝 위크 참석 고객으로만 채워진다. 이날 기와강에서 컬리와 함께 준비한 메뉴는 토마토 라임 민트 그라니따와 토마토 죽, 토마토 깻잎 소르베 등 3종이다. 토마토 죽을 제외한 2종은 이번 컬리 다이닝 위크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메뉴다.

컬리 다이닝위크를 위해 테이블에 세팅된 안내문/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코스 중간에 등장하는 토마토 라임 민트 그라니따는 컬리에서 판매 중인 '루비벨 토마토'를 깻잎 시럽에 숙성시킨 후 라임 그라니따와 함께 먹는 메뉴다. 루비벨은 파프리카처럼 주름이 잡힌 방울토마토로,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껍질이 얇은 품종이다. 

다음으로 나오는 토마토 요리는 '토마토 죽'이다. 컬리의 마틸다 토마토와 흑토마토에서 추출한 토마토 에센스를 찹쌀과 흑보리, 귀리로 끓인 죽에 넣은 메뉴다. 마틸다는 유럽의 대표 토마토 품종인 캄파리를 강원도 화천에서 재배한 품종이다. 마틸다 토마토 특유의 진한 감칠맛이 죽에서 배어나와 상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인 메뉴였다. 

기와강이 컬리 다이닝위크에서 선보인 토마토 요리 3종/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마지막 '컬리표' 메뉴는 디저트로 나온 토마토 깻잎 소르베였다. 칵테일 토마토를 반건조해 달콤하면서도 짭쪼롬한 맛을 구현했고 여기에 깻잎 소르베와 올리브 크럼블, 완두콩 앙글레이즈, 고르곤졸라 피낭시에를 곁들였다. 첫 번째 메뉴가 토마토의 식감을, 두 번째 메뉴가 토마토의 풍미를 강조했다면 마지막 메뉴는 토마토의 감칠맛을 응축해 선보인다. 

다소 메뉴의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이 가격에 미쉐린 스타 셰프의 파인다이닝을 맛볼 기회는 많지 않다. 다이닝 위크는 컬리가 VVIP를 대접하는 자리인 동시에 컬리의 지향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파인다이닝과 손잡음으로써 컬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컬리가 이커머스계의 '파인다이닝'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으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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