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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사면 다시 미궁속으로

  • 2015.01.14(수) 15:29

김무성 대표 "가석방 형기 80% 채워야"
특별사면 가능성도 낮아..올해도 총수공백 전망

SK그룹의 시름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기업인 사면론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있어서다. 당장 올해도 최태원 회장의 부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석방은 80% 형기를 채워야 한다는 법무부의 준칙이 있다"며 "이것을 깨고 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감안하면 최 회장이 풀려날 가능성은 낮아진 셈이다.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는 가석방은 형기의 3분의1을 넘긴 모범 수형자가 대상이다. 징역 4년이 확정된 최 회장은 현재 수감된 지 700일이 지났다. 가석방 요건은 갖춘 셈이다.

 

지난해 9월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으로 시작된 기업인 사면 가능성은 최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직접 언급하며 단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하지만 형기의 80%를 채워야 한다는 법무부 준칙이 적용되면 최 회장은 아직 1년 이상을 더 복역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상으로 단행됐던 대통령 특별사면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인 사면과 관련해 "기업인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과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무부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이 분분했던 기업인 사면에 대해 법무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당선인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특별사면에 대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관행을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권한을 남용하고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한 박 대통령으로선 특별사면 카드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최근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기업 일가들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에서도 기업인 사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최 회장의 사면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SK그룹의 속앓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세계적 기업 경영자, 각국 정상들과 교류를 맺어 온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미래성장 동력원 발굴이 지연되고 있다"며 "우리에게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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