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리오프닝에 따른 펜트업(pent-up, 억눌려있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가 절정에 달한 결과다. 실적 발표를 앞둔 진에어도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완전히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별도기준 올해 2분기 매출 3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5.6%,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실적은 매출 7921억원, 영업이익 93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고,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2019년 상반기 반기기준 매출 7000억원대를 돌파한 후 4년 만인 올 상반기 7000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일본·동남아가 64% 했다
제주항공 호실적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위주의 노선 운영 전략 덕분이다. 제주항공은 LCC 중 가장 많은 노선을 운영 중이다. 37개 도시, 50개의 국제선을 띄운다. 이 중 일본이 14개 노선(28.6%)으로 가장 많고 중화권 13개 노선(26.5%), 필리핀 6개 노선(12.2%), 베트남 5개 노선(10.2%), 대양주 4개 노선(8.2%) 순으로 운영 중이다.
노선별 추이를 보면 매출 역시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났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합산 매출은 여객 총매출의 64%에 이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수요에 맞춰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면서 "억눌려있던 소비가 늘어나면서 터져 나온 수요를 흡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외에도 중국, 대양주 수요도 각각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2분기 제주항공 탑승객은 전년 대비 62.4%, 운항편수는 72% 각각 늘어났고 항공기 가동률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다. 이밖에 여행수요 회복에 따른 초과수하물, 부대판매 등 매출도 발생해 실적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올 하반기 실적을 위해서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특히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존처럼 리스하지 않고 직접 구매해 임차료와 기재 정비비 등과 같은 고정비를 절감한다. 제주항공이 도입할 항공기는 B737-8이다. 동급 기종인 B737-800 대비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약 14% 저감한다. 신규 취항지도 발굴한다. 일본 소도시와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노선 진입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LCC 4사 모두 날았다
이날 에어부산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에어부산 올해 2분기 매출은 1983억원,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도 일본 노선에서 힘을 얻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 기간으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에서 전망했던 추정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진에어가 올해 2분기 매출 2752억원, 영업이익 3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치대로 나온다면 진에어가 LCC 4사중 분기 영업이익 기준 1위다. 앞서 티웨이항공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61억원, 19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