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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 막힌 한국산 철강…'K-스틸법'으로 숨통 트일까

  • 2025.08.04(월) 14:03

미국 50% 고율 관세 유지에 탈탄소 전환 부담까지 겹쳐
철강업 국가전략산업 지정, 위원회 설치 등 체계적 대응

/그래픽=비즈워치

정부가 구조적 위기에 놓인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해 특별법 제정에 나섰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탈탄소 전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수출 타격에 대응할 실질적 지원책이 될 수 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국회, K-스틸법 대응 착수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 어기구·이상휘 의원은 4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른바 'K-스틸법'이다. 이번 법안에는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 서명에 참여했다.

이번 특별법은 철강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명시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위원회는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녹색철강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 수급 안정화 등 주요 과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핵심기술을 '녹색철강기술'로 지정한다. 해당 기술을 개발하거나 생산체계로 전환하는 기업에는 보조금, 융자, 세제 지원, 생산비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주요 산업거점에는 '녹색철강특구'를 지정해 규제특례와 기반시설 구축을 허용한다. 철스크랩·전력 공급망 등 원료기반 확충과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 근거도 함께 마련했다. 공공조달을 통한 우선 구매, 국제공동 연구개발(R&D) 등 수요 기반 확대 방안도 포함됐다.

"韓철강, 국가가 책임져야"

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3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정에 따르면 자동차 품목 관세는 기존보다 낮은 15%로 조정됐지만, 철강 제품은 50% 고율관세가 그대로 유지됐다. 사실상 수출 장벽이 강화된 셈이다.

국내 철강산업에서 미국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철강 수출액 332억9000만달러 가운데 13.1%인 43억4700만달러가 미국으로 향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자동차강판 등 중간재 비중이 높고 수익성이 높은 구조라 타격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업들은 고부가 제품 일부를 제외하면 관세 적용 이후 채산성 확보가 어려워 상당수 품목에서 수출 축소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미국 공급망을 유지하거나, 사실상 생산 중단을 택해야 하는 선택지 외에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셈이다.

4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기구 더블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기구 의원은 "한국산 철강이 미국발 50% 관세 폭탄을 맞아 수출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고, 유럽연합은 CBAM이라는 보장 제도를 도입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며 "중국산 저가 철강이 밀려오고, 국내 건설경기까지 부진해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50년 산소넷제로와 탈탄소 흐름에 맞춰 철강사들이 준비해야 할 게 너무나 많다"며 "이제는 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철강 관세 문제가 다시 논의되길 기대하고 있다. 어 의원은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기대는 대통령과 트럼프가 직접 만나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일정 물량은 쿼터제로 무관세로 하고, 나머지엔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이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제도 마련 자체가 전환 신호…국회 통과 기대"

국내 철강업계도 법안 발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철강협회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산업 경쟁력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철강협회는 특별법이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저탄소 전환을 동시에 가능케 할 제도적 토대를 제공하고 철강업계의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특별법을 통해 철강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 단기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비전과 연계된 정책으로 이어져 산업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국회, 정부, 철강업계와 소통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과 녹색철강기술 전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에 본 특별법안이 국회철강포럼을 중심으로 발의되어 환영한다"며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가능한 산업 기반 조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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