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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주주 행동주의]④물고 물리는 허벌라이프

  • 2013.11.19(화) 09:38

건전한 투자場의 장 vs 진흙탕 돈싸움 전락
패배자 애크만 제2라운드 준비..시장 관심 고조

연초 미국 월가에서 행동주의 투자자들 간에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미국 건강 보조식품 업체 허벌라이프가 피라미드 조직인지 여부를 놓고 헤지펀드 거물들이 대거 맞붙은 것이다.

 

허벌라이프만큼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한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공매도와 주식 매수가 맞서며 허벌라이프는 돈이 오고가는 `투기의 장`으로,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곱씹어볼 만하다.

 

◇ `피라미드 여부` 논쟁 헤지펀드 거물들 격돌

 

허벌라이프는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놓고 있다. 허벌라이프의 피라미드 논쟁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거물 윌리엄 애크만이 나셔면서 논쟁의 양상이 달라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허벌라이프가 피라미드 조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주식 공매도에 나섰다.

 

애크만은 평소 기업 경영진의 역할은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주 행동주의 투자자의 선두에 선 인물이다. 그런 애크만의 공매도 소식에 허벌라이프 주가는 곧바로 급락했다. 또다른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 역시 이에 동참하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곧바로 또다른 행동주의 투자자 대니얼 로브는 허벌라이프 지분을 대거 인수하며 맞불을 놨다. 면밀히 조사해보니 허벌라이프를 피라미드 조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애크만의 주장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조사에 나섰지만 로브는 허벌라이프의 사업모델의 규제를 받을 만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에는 칼 아이칸이 로브의 편에 섰다. 아이칸은 허벌라이프의 주식이 상당히 매력이 있다며 이를 대거 매입했다. 결과적으로 허벌라이프 주가는 오르면서 아이칸과 로브의 승리로 끝났다. 애크먼은 큰 손실을 봤다.

 

◇ 진흙탕 싸움 우려..일부선 "건전한 논쟁의 장"

 

사실 애크먼과 아이칸은 소문난 앙숙이다. 아이칸은 2003년 애크만이 매각한 홀우드리얼티 지분을 인수한 후 홀우드리얼티가 다른 기업에 합병되면서 큰 수익을 올렸다. 애크만은 아이칸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3년안에 지분을 되팔 경우 이익의 일부를 돌려받기로 합의했지만 아이칸은 주식매각과 합병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고, 애크만이 추후 소송을 통해 이를 돌려받으면서 아이칸은 오랫동안 분을 삭였다.

 

이후 애크만은 아이칸이 존경할 만한 행동주의 투자자가 못된다고 비판하고 이에 아이칸이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졌다. 아이칸의 가세로 지분을 전혀 쥐고 있지 않은 투자자들은 흥미롭게 이를 관전했다.

 

허벌라이프를 둘러싸고 투자의 귀재 소로스 역시 애크만과 또 한번 전쟁을 벌인다. 소로스 역시 허벌라이프 주식에 투자했는데 애크만은 소로스펀드가 지분을 사기 위해 사전에 정보를 흘렸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발끈한 소로스는 애크만의 퍼싱스퀘어 펀드에 투자한 금액을 일거에 회수해가기도 했다.

 

이들의 싸움으로 인해 허벌라이프의 주가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올해 들어 허벌라이프 주가는 100%이상 치솟으며 애크만의 패배로 끝난 모습이다. 애크만은 JC페니에 대해서도 행동주의 투자에 나섰지만 결국 손실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최근 외신들은 애크만 허벌라이프와 관련된 새로운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애크만이 또다른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선 귀가 번쩍 트이는 분위기다.

 

서로 물고 물리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허벌라이프 공방은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 로브 자신도 최근 CNBC 인터뷰에서 " (행동주의자들간의) 싸움이 험악해지면 시간낭비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서로의 주장과 논리를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시험대가 됐다고 이를 평가했다. 행동주의 투자가 가질 수 있는 양면성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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