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펀드 明暗]②양날의 칼

  • 2017.02.23(목) 10:26

실물경기 침체시 투자 손실폭 확대
경유펀드사태 같은 '폭탄' 가능성도

실물펀드 100조원 시대를 목전에 뒀다. 최근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와 더불어 인프라, 에너지, 원유, 금, 농산물, 항공기, 선박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가 증가하면서 실물펀드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다. 전통적인 주식형·채권형 펀드 수익률의 한계에 부딪힌 금융투자업계가 대체 투자처를 모색하면서 실물펀드가 새 먹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실물펀드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한계와 리스크 요인도 점검해본다. [편집자]


실물펀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품 개발과 판매가 확대되고,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주의도 필요하다. 작년 어닝쇼크를 기록한 한 증권사의 경우가 단적인 예다. 수익률 뒤에 숨어있는 리스크는 언제든 투자자와 금융투자회사를 모두를 위협할 수 있어 투자자는 분산투자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내부통제시스템과 리스크관리 체계 확보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 실물경기·자산고유환경 등 리스크 산재

실물펀드는 실물경기가 침체되면 직격탄을 맞는다. 거시적인 경제 환경뿐 아니라 정치적 상황, 기후 등 다각도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식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정치·경제 상황, 외국 정부의 정책 변경 등도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물자산 고유의 환경에 따라서도 리스크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의 경우 대체 에너지의 개발, 공급자의 담합, 거시경제의 환경 변화 등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유가가 하락해 원유 생산량 자체가 줄거나, 경기침체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할 경우 펀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금의 경우도 경제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든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제 금 가격은 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하자 금 가격도 온스당 1200달러 수준을 회복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실물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역시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고 금리인상 기조가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경기영향과 더불어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폐쇄형으로 환매가 쉽지 않아 유동성에 제약이 있다. 또 운용기간 동안 공실이 생겨 운용수익이 하락할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항공사가 망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된다는 믿음 하에 최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항공기금융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항공사 지불능력감소, 사스나 테러 등 예상지 못한 이벤트, 저유가, 경기변동, 중고가 예측 불확실성, 운용리스비율 변동 등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 복잡한 상품 구조·실물 직접투자 등 고위험군 상품도 잇따라


복잡한 상품 구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새로운 자산군의 등장보다는 기존에 투자했던 자산군이 보다 심화된 형태로 투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의 자산에 투자하는 단일 투자에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로 전략화되고, 투자대상에 직접 투자하는 프라이머리에서 재간접투자인 세컨더리방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대형 투자대상 위주에서 중소형으로 보다 전문화되고 복잡화될 전망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펀드 자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이차적으로는 설계, 운용, 판매 등 각 과정에서 상품 복잡화로 불거질 수 있는 부정적인 사태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금융투자회사들은 실물 자체에 대한 투자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피하고 있다. 실물의 보관과 관리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A증권사의 어닝쇼크를 이끈 경유펀드가 극단적인 사례다. 문제가 된 펀드는 경유 수입업체가 13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된 자금을 재원으로 외국에서 차량용 경유를 수입해 국내 도소매상에 판매한 매출을 수익으로 잡아 투자자들에게 목표 수익을 주는 구조다. 하지만 이 업체 직원이 경유 일부를 횡령해 판매한 것이 적발되면서 A증권사는 100억원대 소송에서 패소했다. 펀드 하나가 증권사 1년 장사를 다 까먹은 꼴이다.

◇ 금감원, 내부통제시스템 운영 실태 점검 나서


실물펀드를 둘러싼 리스크가 산재하다보니 금융당국도 감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시장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금융투자회사들의 대응능력을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반적인 대응능력과 함께 실물 경기가 침체될 경우 부실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 선박 등 실물펀드 관련 내부통제시스템 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펀드, 특별자산펀드 등 실물펀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물경기가 침체되면 상대적으로 투자손실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에 대해 내부통제 적정성을 강화하는 등 핵심 취약부문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설명이다.

해외자산에 대한 펀드 판매 또한 늘고 있는데 상품 수익구조, 운용과정 등에 대한 투자자 이해가 쉽지 않아 판매권유와 판매과정 등에서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다양한 상품 개발에 맞춰 신규 펀드 상품 특성에 맞는 펀드 등록 심사 기준도 마련될 예정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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