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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도 쪼개 판다'…뱅카우, 조각투자 상품 발행 도전

  • 2023.12.28(목) 06:00

스탁키퍼, 이번주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복수 개체 기초자산, 공모 규모 8~9억원 추정

내년 초에는 미술품 뿐 아니라 한우도 조각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 열매컴퍼니가 처음으로 금융감독원 심사 문턱을 넘으며 투자계약증권 1호가 탄생한 가운데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도 이달 말 발행에 도전하기로 하면서다. 

송아지 패키지 기초자산…공모규모 8~9억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우조각투자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이번주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고서는 15영업일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금감원의 정정요구나 자진 철회 조치가 없다면 1월 셋째 주에 공모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스탁키퍼는 올해 7월 금융위원회가 제재 면제 조치를 내린 5개 업체(열매컴퍼니, 테사, 스탁키퍼,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중 한 곳이다. 이로써 사업 재편에 나선 이들 업체는 조각투자 상품을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게 됐다. 5곳 중 스탁키퍼는 유일하게 한우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미술품 조각투자업체들은 미술품 1점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을 발행하지만, 뱅카우는 한우 여러 개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 규모는 8~9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가축 매입 뿐 아니라 토지, 축사, 사료 등 사육에 필요한 부분에 쓴다. 송아지는 협력 농가에서 길러지며, 이후 소가 경매시장에 판매되면 투자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계좌관리는 NH농협은행이 맡는다. 열매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은행 가상계좌를 이용한 에스크로 방식이다. 

한우 조각투자, 심사 기준 어떻게 마련될까?

그간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건 미술품 조각투자업체들 뿐이었다. 올해 8월 투게더아트가 제일 먼저 증권신고서를 공시했으며, 이후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등이 연달아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가격 산정 객관성 미흡과 이해상충 가능성을 문제 삼았고 청약방식 및 수수료 개편, 실물확인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금감원 심사를 통과한 곳은 열매컴퍼니 뿐이다. 열매컴퍼니는 이달 18~22일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의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한우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격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미술품에 비해 가격 산정을 둘러싼 잡음이 덜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초자산 종류가 아예 다른 만큼 당국의 심사 기준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의 경우 투자자들이 실물자산을 미리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한우는 자산 확인이 쉽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조각투자상품이 발행될 수 있는 만큼 절차나 기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정부에서 인증을 해주기 때문에 미술품보다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농가가 자산을 위임받아 관리하는 방식이라 대리인이 관리를 잘 수행하는지, 투자금을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등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자에 얼마나 신뢰있는 정보를 줄 수 있는지 등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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