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해외주식형 토털리턴(TR) 상장지수펀드(ETF)도 연간 1회는 반드시 배당을 하고 배당소득세를 떼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TR ETF는 보유기간 발생한 이자와 배당 등 수익을 분배(배당)하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분배금이 발생해도 배당 대신 재투자 하고,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도 매도시점으로 과세이연해 부담하지 않는다. 이른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적립식 장기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상품이 일반 ETF와의 과세형평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TR ETF라 하더라도 1년에 한 번은 배당을 하고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이 TR ETF를 개발한 것은 2017년부터다. 현행 세법에서는 TR ETF는 '지수의 구성종목 변경을 위한 ETF 거래이익의 분배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자산운용사들이 이점에 착안해 과세이연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정부는 다른 모든 펀드가 이익의 분배를 강제하는데 TR ETF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이자와 배당수익은 지수구성 종목 변경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국내 증시 육성을 위해 국내 주식형 TR ETF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분배 유보를 허용하기로 했다. 해외주식형 TR ETF만 적용받는 것이다.
당장 상품을 굴리는 운용사와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연 1회 분배금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하더라도 기존에는 자동으로 재투자 되던 분배금을 고객들이 직접 재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배당소득세도 당연히 원천징수된다.
현재 해외주식형 TR ETF의 운용자산규모는 6조원이 넘는다. KODEX 미국S&P500 TR(3조500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 TR(1조7000억원) 등 삼성자산운용의 상품이 가장 크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TR(H)(3500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 TR(H)(2260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R 상품에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배당을 현금으로 받지 않고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복리효과 측면에서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