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시장 붐을 타고 반려견(犬)을 위한 전문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견 전문채널 이용료는 월 8000원 정도로, 100여개에 달하는 채널을 서비스하는 케이블TV 월 이용료가 1만원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고가의 상품이다. 그러나 서비스 론칭 1∼2개월 만에 가입자가 수 천명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그(DOG)TV는 이스라엘의 쟈스민(JASMINE)그룹 계열사인 PTV미디어가 지난 2010년 미국에 처음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과학자들 가운데 특히 개 심리학자와 행동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개의 취향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들을 위한 방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2년 2월 미국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현재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방송중이며, 미국에선 현재 100만 마리 이상의 시청견을 확보중이다. 국내도 올해초부터 시작됐다. 현재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도그TV를 공급받아 서비스 중이다. 또 이를 모델삼아 씨앤앰은 자체 제작한 해피독TV를 선보였다.
▲ 티브로드 HD DOG TV |
◇'반려견 스트레스 줄여준다'
도그TV의 가장 큰 특징은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견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영상과 소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은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또 반려견 눈 높이의 카메라 시점 촬영기법을 썼으며, 좋아하는 소리 및 주파수와 더불어 혼자 집에 있으면서도 즐길 수 있는 영상을 제공한다. 때론 반려견이 일상생활의 소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만든 영상을 보여줘 실제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는 평가다. 예를들어 아침부터 집, 공원, 길거리, 대중교통 등 시간에 따른 환경변화에 따라 프로그램 순서도 반려견의 실제 24시간과 일치시켰다.
조용구 티브로드 콘텐츠사업팀장은 "도그TV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제작된 콘텐츠로 개의 눈에 맞춘 색상 보정, 휴식이나 사회성을 기를 수 있고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콘텐츠 제공이 특징"이라면서 "사람이 보기엔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에게 편안한 영상이다"고 설명했다. 색맹인 개들은 파란색과 노란색만 볼 수 있고 빨간색과 초록색은 볼 수 없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화면을 보는 주체가 사람이 아닌 반려견이므로 광고가 없다는 점이다. 반려견은 구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 CJ헬로비전 DOG TV |
◇CJ헬로비전·티브로드·씨앤앰 서비스중
현재 반려견 전문채널을 서비스중인 케이블방송은 CJ헬로비전·티브로드·씨앤앰 등이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 1인가구가 늘면서 반려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틈새시장을 노린 것. 우리나라 반려견 인구는 2013년말 현재 1000만명 이상이며 연간 1조8000억원의 시장 규모인 것으로 파악중이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월25일 도그TV를 론칭했다. CJ헬로비전은 티빙(tving)과도 연계해 N스크린을 서비스중이다. 이를 통해 반려견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승용차나 이동용 가방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으로 시청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론칭한 티브로드는 HD고화질 서비스가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한 시간 단위로 블록 편성되어 있고, 한 시간은 20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다. 하나의 에피소드는 보통 2∼6분 분량이다. 방송 내용은 모든 나이대와 모든 종(種)의 반려견들이 시청 가능하도록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설계했다.
이와함께 씨앤앰은 국내 제작 해피독TV를 지난달 30일부터 서비스 중이다. 씨앤앰이 선보인 해이독TV는 국내 반려견들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해 제작한 국내채널이란 점이 차별점이다. 동물 행동 심리학자, 수의학과, 동물복지학과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2년여간 국내 개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견을 위해서라면 비용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주요 가입층"이라면서 "월 8000원이면 사료값 보다 싸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