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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2년 명암]①가계통신비 줄었나 '아직도 논란'

  • 2016.09.28(수) 15:28

1분기 가계통신비 14만5500원…단통법 이후 3%↓
소비자 체감은 '글쎄'..고가 단말·요금제 선택 탓

오는 10월1일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시행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단통법은 단말기 공시 지원금 상한제와 공시제,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제(선택약정) 등을 담고 있다. 지원금의 투명성을 높여 과도한 판매 경쟁과 소비자 차별을 막고, 휴대전화 관련 과소비를 억제해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두 살짜리 단통법이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체감은 그렇지 않다. 유통업체들은 시장이 침체됐다며 아우성이다. 단통법 시행에 따른 변화와 이해 관계자들의 손익, 제도 개선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1716만9600원. 최근 10년간(2007~2016년) 2인 이상 가구가 휴대전화 구매와 통신 요금으로 쓴 가계통신비 평균 액수다. 홍길동 씨 부부가 10년 동안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다면 2000만원 가까이 모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휴대전화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진 삶을 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더욱 그렇다. 국회의원들이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을 발의할 정도로 스마트폰은 일상의 필수품이 됐다.

정부는 그래서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2년 전부터 시행된 단통법이 대표적이다. 단통법은 가계통신비를 아끼게 해줬을까.


◇ 가계통신비, 단통법 후 3.3% 하락…'소비자 불만 여전'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가계통신비는 1분기 현재 14만5500원으로, 단통법이 시행되던 해인 2014년 15만400원보다 3.3% 감소했다.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평균 가입요금의 경우 2013년 4만2565원에서 올해 1∼3월 3만9142원으로 3000원 정도 줄었다.

 

이 수치만 보면 단통법은 가계통신비 절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대신 요금을 할인받는 가입자도 1000만명이 넘는다. 신규 가입자 4명 중 1명이 요금할인을 택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의 투자자들이 우려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단통법은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고 가계통신비를 낮추는 성과를 거두면서 안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를 교체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가계통신비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30.9%에 달했다. 반면, 가계통신비가 줄었다는 응답은 11.0%에 불과했다. 지원금 상한제가 상한액을 33만원까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고가 단말기와 요금제를 택하지 않으면 지원금 혜택이 줄어드는 점도 불만 요인 중 하나다.

 

이통사들의 불법 경쟁이 근절된 것도 아니다. 비공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갤칠이'(삼성전자 갤럭시S7), '사과6더하기'(애플 아이폰6플러스), '공책7권'(갤럭시노트7), '쥐네마리'(LG전자 G4) 등의 스마트폰을 팔면서 '이동하는 버스'(번호이동)라며 보조금 규모는 버스 좌석번호로 알리는 식으로 불법 판매하는 풍경이 발견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가계통신비, 10년 전보다 8.9% 증가한 이유는


가계통신비가 10년 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들이 단통법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가계통신비는 2007년 13만3500원과 비교하면 8.9%나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상 주된 원인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따른 단말기 가격 상승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08년의 통신장비에 대한 지출은 월평균 2500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1분기에는 1만9600원까지 치솟는다. 684% 증가다. 같은 기간 통신 서비스는 13만1400원에서 12만5600원으로 오히려 4.4% 감소했다. 통계청도 2011년 이후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를 가계통신비 인상의 주된 원인으로 거의 매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일각에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분담하는 지원금을 구분할 수 있는 '분리공시제' 도입을 요구하는 배경이 된다. 단말기 가격을 부풀린 뒤 지원금을 더 주는 척하는 조삼모사식 꼼수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은 최근 열린 단통법 토론회에서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가격 인하를 이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책이므로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면 제조사들은 출고가 인하 압박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제도 도입의 영향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적 악화를 우려한 이통사와 제조사가 고가 단말기와 요금제에 소비자 혜택을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꼴은 요금할인제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황근주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요금할인제 가입자 증가는 고가 단말기, 고가 요금제 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히 부정적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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