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창조과학부가 22일 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에서 개최한 'K-ICT스펙트럼 플랜'(안) 관련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정부가 5G·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로 인해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10년치 주파수 공급 계획을 내놓는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은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주파수 대가에 대해선 신규 서비스 활성화 전까지 유예 등 대안 마련을 제안했다.
◇ 5G 트래픽 급증 대비해 2026년까지 신규 주파수 확보·공급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에서 이런 내용의 'K-ICT스펙트럼 플랜'(안)을 공개하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K-ICT스펙트럼 플랜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주파수 수요가 급증할 것에 선제적·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하는 중장기 주파수 종합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10년간 주파수 수급계획을 보면, 오는 2026년까지 총 40기가헤르츠(㎓) 폭 신규 주파수를 확보·공급해 주파수 영토를 올해 44㎓폭에서 84㎓폭으로 2배 확대하는 것이 큰 목표다.
앞으로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고 4G LTE는 최고 전송속도를 지속 향상하는 등 이동통신 기술이 지속 발전해 모바일을 통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고용량 콘텐츠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트래픽은 오는 2026년 5036PB~8905페타바이트(1PB=1024테라바이트=100만 기가바이트)로 올해보다 대비 21∼3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수요 또한 같은 기간 2663∼4035메가헤르츠(㎒)폭으로 9∼13배 증가할 것으로 미래부는 예측했다.
특히 미래부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4G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6년까지 총 4.4㎓폭의 신규 주파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5G 초기망 구축과 관련, 오는 2018년까지 28㎓ 대역(27.5~28.5㎓)에서 최소 1㎓폭, 3.5㎓ 대역(3.4~3.7㎓)에서 300㎒폭 등 최소 1.3㎓폭을 확보하되, 충분한 5G 대역폭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장비·단말 등 생태계 조성 ▲사업자 요구 등 공급여건이 조성될 경우 28㎓ 인접대역 2㎓폭(26.5~27.5㎓, 28.5~29.5㎓)을 추가 확보해 최대 3.3㎓폭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오는 2018년까지 할당대역과 대역폭, 블록 수, 대가 산정산식 등을 담은 '5G 주파수 할당계획'도 수립한다. 4G 등 고도화를 위한 3㎓ 이하 주파수는 ‘19년 이후 1.4㎓(40㎒폭), 2.1㎓(60㎒폭), 2.3㎓(40㎒폭) 대역에서 총 140㎒폭을 확보할 계획이다.
▲ [자료=미래부] |
◇ AI·자율주행차용 신규 주파수도 공급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스마트 공장 등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영역에 대응해서도 오는 2026년까지 총 26.2㎓폭의 신규 주파수를 확보·공급한다. 세부적으로 ▲초연결·광대역·지능형 무선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해서는 11.6㎓폭 ▲AI 로봇·자율주행차 등 무인이동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12.6㎓폭 ▲스마트 홈·공장·센서·레이더 이용 확대를 위해 2㎓폭 ▲소형 자동차 무선 충전 등 무선 충전의 보편화를 위해 1㎒폭을 공급한다.
안보 영역에선 차세대 안보체계와 무인·실시간 공공 서비스 도입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총 3610㎒폭의 신규 주파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위성의 경우 향후 10년 민·관에서 통신방송 위성 4기, 지구관측 위성 8~13기 등 총 12~17기의 신규 위성이 발사될 예정인 점과 위성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취지에서 오는 2026년까지 총 3755㎒폭의 신규 주파수를 공급한다.
민간의 통신방송위성(무궁화 7호) 관련해서는 위성 UHD 방송 본격화를 위해 500㎒폭, 차세대 공공위성 발사와 운용 관련 2255㎒폭, 초정밀 지구관측 위성의 원활한 운용 등을 위해 1000㎒폭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이와 함께 합리적인 주파수 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5G 할당 대가 제도 정비 등 중장기적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5G 고대역·광대역 할당에 맞게 할당 대가 제도를 정비하고, 할당 주파수의 용도와 기술방식 변경 허용 및 양도·임대규제 완화 등 주파수 이용에 시장 원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모바일 트래픽 예보 시스템 등 지능형 수요예측체계를 구축한다. 구축 등을 추진해 갈 계획이다.
아울러 주파수 부족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동사용을 활성화하고, 회수 등급제를 도입한다. 미개척 주파수(THz, 가시광) 활용 기술 등 차세대 주파수 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28㎓ 대역의 5G 이용 확산을 추진하는 등 국제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 [자료=미래부] |
◇ "주파수 대가산정 방식 변경해야"
미래부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이통사들은 중장기 계획이 공개된 데 따른 불확실성 해소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주파수 대가 산정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임형도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상무)은 "사업자 입장에서 10년간 주파수 수급 계획을 정부가 밝혀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다만, 주파수 대가는 비합리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주고, 주파수와 관련한 정기적인 토론의 장도 마련해달라"고 지적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전무는 "규모가 작은 사업자로서 주파수 사용대가는 매출의 5%에 달하는 등 부담이 상당히 많다"며 "기존의 매출에 기반해 획일적으로 대가를 규정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대가를 유예하는 등 새로운 지혜가 모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우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주파수 대가 산정 방식은 모든 게 다 열려 있으므로 여러 의견을 듣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 연구반을 꾸려 5G 주파수 할당 산정 방식을 논의하는 등 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내년 1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