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키즈 [사진=유튜브] |
구글이 운영하는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어린이 전용 앱 '유튜브 키즈'를 국내에 선보였다. 유튜브 키즈는 지난 2015년 2월 출시된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26여 개국에서 매주 8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시청하며 누적 조회수가 300억회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어 국내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유튜브는 16일 서울 종로구 콘텐츠코리아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유튜브 키즈 앱 한국어 버전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키즈는 어린 자녀가 유튜브 시청에만 몰두하거나 해로운 영상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는 부모의 시선을 대폭 반영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부모가 자녀의 유튜브 키즈 시청 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유해 콘텐츠도 차단할 수 있도록 고안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는 유튜브 시청 시간을 1분에서 120분까지 설정할 수 있고, 개별 콘텐츠마다 차단 버튼을 눌러 다시는 해당 동영상을 보지 못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돈 앤더슨(Don Anderson) 유튜브 아태 지역 패밀리 앤 러닝 파트너십 총괄은 "온라인에서 자녀를 보호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이같은 설정을 도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 유튜브 키즈[사진=유튜브] |
유튜브 키즈는 부모 안심을 넘어 어린이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영유아, 초등학생, 모든 연령 등 세 가지로 구분해 자녀 나이에 최적화한 시청 환경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의 시청 행태를 반영하는 유튜브 자체 알고리즘과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의, 수작업 등을 통해 동영상을 추천한다.
어린이를 배려한 사용자 환경(UI)도 눈길을 끈다. 기존 유튜브보다 큰 이미지와 눈에 띄는 아이콘을 사용하는 등 화면을 단순하게 구성해 동영상 시청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음성 검색 기능을 넣어 아직 글을 쓰지 못하는 어린이도 말만 하면 원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아이의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에 맞게 검색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도 있다.
콘텐츠는 맞춤 동영상, 프로그램, 음악, 학습, 탐색 등 5개 카테고리로 구성해 어린이와 부모의 엇갈리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의 질적 수준도 높였다.
우선 뽀로로의 아이코닉스, 핑크퐁을 서비스하는 스마트스터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로 유명한 캐리소프트, 네이버 라인프렌즈의 브라운TV 등 인기 어린이용 콘텐츠 제작사가 유튜브 전용 키즈 콘텐츠를 내놓는다.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뽀로로, 캐리소프트의 어린이용 과학 실험 동영상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1인 크리에이터가 업로드하는 영상의 경우 자체 기준에 부합해야 노출된다.
▲ 돈 앤더슨(Don Anderson) 유튜브 아태지역 패밀리 앤 러닝 파트너십 총괄 [사진=유튜브] |
유튜브가 이런 앱을 내놓는 것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영유아 동영상 시장에서 부모의 우려에 따른 사용자 이탈을 막고 수익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유튜브 키즈·교육 콘텐츠 시청 시간은 전년보다 95%나 증가했으나 어린이가 동영상을 과도하게 시청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고 정책은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사용자 불만을 줄이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유튜브 키즈는 동영상 시청 전 재생되는 광고를 유지하되 간접광고(PPL)가 들어간 동영상은 삭제한다. 광고를 시청하기 싫으면 유료 상품인 '유튜브 레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돈 앤더슨 총괄은 "유튜브 키즈에는 가족 친화적인 광고가 나오도록 한다"고 설명했는데, 가족 친화적이라는 말은 어린이용보다는 부모용 광고라고 해석하는 게 현실적이다.
다만 유튜브 키즈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유튜브와 달리 별도로 앱을 다운로드 해야하는 장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