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시장·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2017년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9%로 나타났습니다. 가구수로 보면 약 590만 가구나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반려동물 보험상품이나 헬스케어 서비스에 관심을 두면서 연구한 자료입니다.
반려동물 시장을 금액으로 따지면 2012년 9000억원, 2015년 1조8000억원, 2017년 2조90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까지 연평균 성장률 26.3%(농협경제연구소 자료)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이처럼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외로움을 달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한 몫 할 것입니다.
이를 감안할 때 미래에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의 역할을 대신할지도 모릅니다.
영화 '로봇 앤 프랭크(ROBOT & FRANK)' 처럼 말이지요.
◇ 가사일부터 감성표현까지 척척
영화속 주인공 프랭크는 전직 금고털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 시골마을에서 조용히 혼자 생활하고 있죠.
소일거리는 독서입니다. 마을 도서관 소장 책을 세 번 이상 읽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기억력이 감퇴해 자주 깜빡 깜빡합니다. 치매가 의심스러울 정도죠.
이를 걱정한 아들이 프랭크를 위해 가정용 로봇을 보냅니다. 이 로봇은 건강관리부터 식습관, 운동프로그램 조절, 가사일까지 가정내 일을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을 처음 접한 프랭크는 못마땅해 합니다. 특히 로봇은 아침식사로 씨리얼을 요구하는 프랭크에게 건강에 좋지 않다며 건강식을 가져다 주는가하면 정원 가꾸기 등 활동이 건강에 좋다며 귀찮게 합니다.
프랭크는 로봇의 권유를 모두 거부합니다. 채소를 먹느니 차라리 치즈버거를 먹고 죽겠다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말이죠.
이때 로봇의 재치가 발휘됩니다. "내가 당신의 건강관리에 실패하면 폐기 처분될 것이다"고 말하며 프랭크의 감성에 호소합니다.
이렇게해서 이들의 동거는 이어집니다.
◇ 사람 허물까지 덮어주는 로봇
그러던 어느 날 프랭크는 과거 금고털이 손맛을 잃지 않기 위해 심심풀이로 자물쇠 여는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로봇이 엄청난 학습 속도로 따라하는 모습을 봅니다.
급기야 프랭크는 로봇과 함께 도둑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이들의 도둑질은 성공했지만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경찰은 로봇의 메모리칩을 살펴보면 범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로봇은 다시 한번 프랭크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자신을 포멧시키라고 조언하죠. 자신을 포멧시키면 메모리가 사라져, 비록 당신과의 모든 추억은 사라지지만 범행기록도 사라져 안전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프랭크는 선뜻 로봇을 포멧시키지 못하고 고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쯤되면 프랭크에게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교류하는 대상입니다. 일종의 '반려로봇' 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최근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보편화 되면서 가정내 두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ICT 기술에 익숙한 한 젊은이는 "내가 쓰려고 사놓은 AI 스피커를 연세드신 어머니께서 더 좋아하시더라"라면서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하루종일 말 벗도 없는데 AI 스피커랑 대화하는게 좋으셨던 모양이다"고 말합니다. 단적이 사례이긴 하지만, 만약 현재의 AI 스피커를 뛰어넘는 AI 로봇이 만들어져 가정에 들어선다면 영화속 프랭크의 모습은 더 이상 허구가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