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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이어 유통까지…'펫시장' 누가 잡을까

  • 2018.10.08(월) 10:42

펫팸족 1000만명 돌파…시장도 급성장
푸드·용품·서비스 등 다양…경쟁 본격화

반려동물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고전하고 있는 유통 및 식음료 업체들이 펫푸드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펫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 새 블루오션의 등장

'펫팸족'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펫(pet·반려동물)과 팸(family·가족)의 합성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다. 더불어 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면서 '펫코노미(pet+economy)' 시대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실제로 펫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지난 2015년 1조81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펫시장이 올해 3조원을 넘어 오는 2020년에는 5조81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펫시장의 급성장은 펫팸족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과거 가족 단위 생활권이 이제는 1~2인 가족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자료 : 농협경제연구소(단위 : 억원) *2019년·2020년은 예상치.


펫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자 유통 및 식음료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들이다. 유통·식음료 업체들에 펫시장의 급성장은 반가운 일이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본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다 새로운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많은 대형 유통·식음료 업체들이 펫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펫시장의 성장은 마치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듯 펫팸족들이 관련 용품 지출이 커지면서 성장한 시장"이라며 "한동안 현재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많은 업체가 진출 혹은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진화하는 펫푸드

펫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사업은 단연 펫푸드 사업이다. 펫푸드는 다른 용품들과 달리 반려동물의 건강과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많은 펫펨족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도 사료 등 펫푸드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2000억원이던 국내 사료시장 규모는 작년 801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 펫푸드 시장은 대부분 외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약 7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대형 식음료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비록 지금은 외국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펫푸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동원F&B는 최근 애견용 건사료를 출시하면서 그동안 애묘용 사료에만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애견용 사료로까지 확대키로 했다.

 

사실 국내 대형 식음료 업체들이 펫푸드 시장에 뛰어든 건 꽤 오래전 일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8년부터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2013년에는 '오프레시'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오네이처'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원F&B도 지난 91년부터 애묘용 사료를 생산해왔다. 최근에는 애견시장에까지 영역을 확대해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KGC인삼공사의 경우 2015년부터 강점인 홍삼을 활용한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유산균을 넣은 사료를,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하림펫푸드는 모든 제품의 원료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 등급을 사용하는 등 펫푸드의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 식음료는 물론 유통업체도 펫팸족 공략


식음료는 물론 대형 유통업체들도 잇따라 펫팸족 잡기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의 경우 펫푸드보다는 다양한 행사와 용품 등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펫페어 등을 열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을 모아 펫관련 제품은 물론 다른 제품에 대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고객 감소로 고민하는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최근 펫시장 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강남점에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 '집사(ZIPSA)'를 선보이면서 동물의 종류와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동반하고 백화점을 방문할 경우 무료로 돌보미 및 산책서비스도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같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고양은 식당가와 푸드코트를 제외한 대부분 공간에 반려동물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 롯데쇼핑이 올해 초 오픈한 반려동물 전용 컨설팅 매장인 '집사(ZIPSA)'의 모습.

편의점 업체들도 펫시장에 뛰어들었다. CU는 CU 전용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하울고(HOWLGO)'를 출시하고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 100곳을 선정해 다양한 프리미엄 애견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한 반려동물 용품 존 'CU 펫하우스'도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은 CJ제일제당과 함께 프리미엄 반려견 간식 4종을 자체브랜드(PB) 유어스(YOU US)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밖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캠프는 물론 펫티켓(펫+에티켓) 강좌, 각종 펫페어, 펫 전용 가전제품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용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펫사업의 영역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집객(集客)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펫부문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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